최연수 울주문화재단 서울주문화센터장
최근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2026년 상반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가 발간되었다. 이 보고서를 두고 부산광역시와 대구광역시의 입장 차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다. 부산과 대구, 두 광역시의 티켓 예매 수 및 판매액에 대한 기사이다.
먼저 7월 31일 자 부산광역시의 관점에서 보도된 기사 타이틀은 <1년 새 벌어진 대구, 부산 공연시장... 상반기 티켓판매 격차 17억에 403억으로 벌어져>였고, 대구광역시의 관점에서 보도된 기사 타이틀은 <흔들리는 공연도시 대구 / 뮤지컬 도시 타이틀 넘어가나... 타 지역 성장할 때 시 예산 3년 새 24% 감소>였다. 부산은 대구광역시와 비교하여 공연유통시장이 BTS 월드투어, 임영웅 부산 콘서트 등 대형공연의 영향으로 티켓 판매액이 147% 급증했다는 긍정적인 기사였고, 대구는 뮤지컬 분야가 공연유통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대구시의 문화예술 관련 예산의 삭감과 미국 브로드웨이와 같은 뮤지컬 전용극장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렇다면, 울산광역시의 문화예술 유통시장 현황은 어떨까? 26년 기준으로 울산광역시의 티켓예매현황은 티켓 예매수 2만 7,000매, 티켓판매액 14억 5,000만원 정도로 2~3배의 인구 차이가 나는 대구(티켓 예매수 18만 3,000매, 티켓판매액 125억 7,000만원)나 부산(티켓 예매수 31만 3,000매, 티켓판매액 273억 8,000만원)과 비교할 때 공연예술 유통시장 규모는 9~19배 정도 차이가 난다.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울산의 공연유통 시장은 타 지역에 비해 매우 척박하다. 이러한 척박한 문화예술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유명콘서트나 뮤지컬, 대형클래식 콘서트를 민간기획사에서 추진하기에는 너무나 큰 위험부담이 따른다.
또한, 공연의 규모나 성격에 따라서 공공기관에서 추진하기에도 제한된 예산사정, 대형공연을 기획하기에 부족한 문화시설 인프라, 공적 예산을 투입하는 공연의 적절성에 관한 판단 등이 부담이 된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형콘서트나 뮤지컬 등은 타 지역에서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울산문화예술의 현실이다. 대구에서 1,000석 이상 공연장은 계명아트센터,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8곳이고, 뮤지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공연장은 10곳이 넘는다. 부산도 부산콘서트홀, 낙동아트센터 등 최근 1,000석 규모의 공연장들이 신축되어 현재 1,000석 이상 공연장만 5개이며, 내년에는 1,800석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가 개관 예정이다. 이 두 도시 가운데에 낀 울산광역시의 공연유통시장은 갈수록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넘치는 문화수요와 잘 갖추어진 기반 문화시설 및 편의시설 인프라, 문화관련 산업의 집중화와 고도화를 발판으로 다른 분야도 그러하듯이 문화예술분야 또한 수도권 집중화는 시장 경제 논리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수도권의 집중화를 막기 위해 1972년 문화예술진흥관련법이 제정되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수십 차례 개정되어 오고 있으며, 지자체별로 문화예술관련 예산을 투입하여 지역문화예술 육성과 향유 증진에 노력하고 있다.
문화예술은 매슬로의 인간의 5단계 욕구 중 자아실현과 존경, 애정, 소속감을 형성하게 하는 상위 욕구 단계에 해당한다. 우리의 삶에서 문화예술이 주는 효용은 자명하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삶을 반추하게 하며, 아픔을 위로하기도 한다. 이것이 '문화예술의 힘'이다. 때문에 삶의 영위에 있어 문화예술이 결코 낭비되는 비용이나 중요도에서 후 순위로 밀려나는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문화예술이 그 도시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하고, 문화예술을 통해 도시의 경쟁력이 높아지기도 한다. 개인의 삶에서도 문화예술을 통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도 하고, 어려운 순간에 희망의 끈이 되기도 한다. 문화예술이 미적 가치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개인의 성장과 치유를 돕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하는데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화예술 안에는 창의력과 포용력, 동경과 희망, 감동과 관계의 연결 등 많은 잠재력이 숨어있다. 부디 문화예술의 가치와 효용성이 재평가되어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자랑할 수 있는 차별화된 울산만의 문화예술이 꽃피웠으면 한다.
최연수 울주문화재단 서울주문화센터장
최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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