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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울고 싶은데 또 뺨 맞는 카드업계···'약탈금융' 낙인 찍힐라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의 경우 간편결제를 통한 금융권 진출이 자유로운 반면, 카드사는... 빅테크와의 형평성을 맞춘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서둘러 확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울고 싶은데 또 뺨 맞는 카드업계···'약탈금융' 낙인 찍힐라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정부가 '약탈적 금융'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카드업계가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카드 대란'의 산물인 상록수 채권 정리 등을 통해 포용적금융 요구에 부응했지만, 누적된 수수료율 인하와 카드론 총량 규제 등으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신한·우리카드는 민간 부실채권 처리회사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 중 각사 지분에 해당하는 채권 전액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KB국민카드는 별도의 채권 잔액은 없지만, 지분 보유사로서 채권매각에 동의했다.

상록수는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카드사들의 대량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채무자의 신속한 재기를 지원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채무조정기구)다.

이번 채권매각은 이재명 대통령의 '약탈금융' 비판에 갑작스레 이뤄졌다. 같은날 이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며 국무회의에서 해결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직후 카드사를 비롯해 상록수의 지분을 지닌 주요 금융사들은 일제히 채권매각에 나선 상태다.

장기 연체채권이 새도약기금으로 넘어가면 대상 차주에 대한 추심은 즉시 중단된다. 이후 상환 능력에 따라 채무조정과 분할상환이 추진되며, 기초생활수급자 등 상환 능력이 없는 차주의 채권은 1년 이내 자동 소각된다.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포용금융 측면에서 취약차주의 경제적 재기를 도울 수 있는 만큼 카드업권 역시 적극 동참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정부가 금융사의 공공성 등을 주문할 때마다 직격탄을 맞은 카드업계의 경우 누적된 손해에 허덕이고 있다고 점이다.

카드사의 대표적인 수익모델인 신용판매 부문의 경우 2012년 적격비용 산정 체계가 도입된 이래 1.5~1.8%에 달했던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 0.4%까지 낮아졌으며, 전체 가맹점의 95.7%에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됐다.

그 결과 작년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이용실적은 983조7114억원으로 전년 대비 3.9%나 증가한 반면, 가맹점수수료수익은 2조504억원으로 오히려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사업도 동력을 잃었다. 금융당국은 최근 카드사에 카드론을 포함한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이내로 관리할 것을 통보했다. 은행권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그간 신용판매 부문의 부진한 수익을 벌충해 온 카드대출마저 성장이 제한되자,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과 부가서비스를 줄여 이익을 보전하고 있다.

정부가 새로운 먹거리로 제시한 신사업들도 지지부진하다. 데이터 기반 신사업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명확한 수익 모델 부재로 유의미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작년 LG CNS를 비롯해 SK플래닛·LG유플러스·에프앤가이드 등 데이터 사업 라이센스를 포기하기도 했다. 높은 투자비용 대비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아 적자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희재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산업 시장은 유통·판매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데이터 산업은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아직 수익화 초기 단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규제 형평성도 지적된다.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의 경우 간편결제를 통한 금융권 진출이 자유로운 반면, 카드사는 여신전문업법에 영향을 받아 사업확장에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비금융 사업 진출에도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비용 부담도 확대되고 있는 반면, 정부의 포용적 금융 압박이 확대되며 소위 '버는 돈' 보다 '나갈 돈'이 더 많다는 자조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순 카드사가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여신전문금융업법의 낡은 규제를 재정비하고, 빅테크와의 형평성을 맞춘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서둘러 확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 수익모델에 대한 제약이 커진 반면, 새로운 수익원은 마땅치 않아 어려운 상황은 맞다"며 "혁신 금융이라는 틀 안에서 빅테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뒷받침된다면, 정부가 지향하는 생산적·포용적 금융에도 좀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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