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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외국인·고령층이 떠받친 고용 지표… 청년 '엄동설한'

반도체·조선 등 수출 주력 산업에서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하반기 제조업 전반의 반등 가능성을 열어두는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노동시장은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외국인·고령층이 떠받친 고용 지표… 청년 '엄동설한'

서비스업만 온기… 금속·섬유 등 제조업 9개월째 마이너스

구직자 100명당 일자리 고작 37개… 역대급 취업난 증명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 감소가 지속되고 청년층 일자리도 줄어드는 등 노동시장 구조적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16일 발표한 ‘2026년 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63만 9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25만 8000명(1.7%)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두 달 연속 20만 명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산업별로 보면 고용 증가세는 서비스업이 대부분을 견인한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은 부진이 이어졌다.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26만 9000명 늘어나며 전체 증가폭을 사실상 떠받쳤다. 특히 보건복지업이 11만 7000명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숙박·음식점업(5만 2000명), 사업서비스업(2만 9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2만 명) 등에서도 고용이 늘었다.

반면 제조업은 3000명 감소하며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자·통신, 식료품, 기타운송장비 등 일부 업종에서는 고용이 늘었지만 금속가공, 섬유, 기계장비 등 전통 제조업에서 감소폭이 더 컸다. 특히 화학제품 산업은 51개월 만에 고용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건설업 고용도 부진했다. 건설업 가입자는 1만 1000명 줄어들며 31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고용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수치만 보면 완만한 회복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온도 차가 크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20만 1000명), 30대(+8만 9000명), 50대(+4만 8000명)가 증가를 주도한 반면, 29세 이하 청년층은 6만 7000명이나 줄었다. 정보통신업(-1만 5000명), 제조업(-만 4000명), 도소매업(-1만 2000명) 등에서 청년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사라졌다.

40대도 1만 2000명 감소해 중장년층의 고용 여건도 녹록지 않다.

제조업의 경우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E9·H2 비자) 효과를 걷어내면 상황이 더 심각하다. 현재 고용보험에 당연 가입된 외국인 근로자 27만 2000명 가운데 89.8%가 제조업에 집중돼 있다. 이들을 빼고 계산하면 내국인 기준 제조업 가입자는 2월 한 달에만 1만 9000명이 감소한 셈이다. 공식 통계의 '-3000명'과는 크게 다른 수치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고용24 구인배수는 2월 기준 0.37을 기록했다. 구직자 100명당 일자리가 37개에 그치는 수준이다. 2023년 2월 0.65에서 꾸준히 하락했다. 전년 동월(0.40)보다도 낮아졌다.

신규구인은 12만 80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 5000명(-25.9%) 줄었고, 신규구직도 34만 5000명으로 8만 6000명(-19.9%) 감소했다. 단, 이 수치는 설 연휴 기간 사업체의 구인 등록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단순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만 명(-25.8%) 줄었다. 하지만 고용당국은 "2월 고용센터 근무일수가 작년보다 3일 적은 17일에 그쳐 신청자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해석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9480억 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248억 원(-11.6%) 감소했다.

이번 통계를 종합하면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양극화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고령층과 보건복지·서비스 분야에서는 고용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청년층과 전통 제조업 종사자들이 체감하는 고용 여건은 여전히 냉랭하다. 반도체·조선 등 수출 주력 산업에서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하반기 제조업 전반의 반등 가능성을 열어두는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노동시장은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 청년층 고용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며 고용의 질적 구조가 약화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황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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