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달 11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오 시장의 후원자 김한정 씨가 나눈 통화 녹음파일이 새 증거로 채택됐다. 오 시장 측은 해당 녹음이 오 시장의 의뢰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명 씨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증거라고 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는 16일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김 씨 측이 제출한 통화 녹음파일 3건을 법정 진술이 믿을 만한지 판단하기 위한 증거(탄핵 증거)로 채택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다음 달 2일 결심공판을 연다.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통화에서 김 씨는 “이 사람(오세훈 시장)을 돕고 싶어서 내가 일을 했다”며 오 시장 측이 원해서 한 일이 아니라 자신이 혼자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명 씨도 “오세훈은 모른다”라고 말했다. 오 시장 측은 이 같은 발언이 여론조사가 오 시장의 요청이 아닌 김 씨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졌음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녹음파일은 1심에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김 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제주도 별장 창고에 보관돼 있던 과거 휴대전화를 찾아 명 씨와의 통화 녹음 35건을 발견했고 이 가운데 3건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씨가 자신에게 유리한 녹음만 선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부 파일이 원본이 아닌 데다 수정 흔적도 있다며 증거 채택에 반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현재까지 불법 취득이나 허위·조작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증거로 받아들였다.
다만 김 씨가 강 전 부시장과 관련해 “여론조사를 잘 만들어준다”는 취지로 말한 대목도 녹취에 포함됐다. 김 씨는 강 전 부시장이 실제로 이 같은 말을 한 적은 없다며 “강 전 부시장이 명 씨에게 말한 것을 내가 그렇게 얘기한 것 같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김 씨에게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오 시장이 여론조사 5건을 의뢰하고 김 씨가 2100만 원을 대납했다고 판단해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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