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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의주장/ 예체능 '병역특례' 폐지가 맞다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라 국위를 선양한 축구대표팀의 4연패 달성은 분명 값진 성과다. 그러나 승전보 뒤에 찾아온 사회적 후폭풍은 매서웠다. 일부 선수들이 금메달 확정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보인 언행이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다.

오늘의주장/ 예체능 '병역특례' 폐지가 맞다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라 국위를 선양한 축구대표팀의 4연패 달성은 분명 값진 성과다. 그러나 승전보 뒤에 찾아온 사회적 후폭풍은 매서웠다. 일부 선수들이 금메달 확정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보인 언행이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다.

“군대에 가지 않는다“거나 “오직 병역 면제라는 보상만 바라보고 달렸다“는 취지의 철없는 발언, 전역모를 삐딱하게 쓰고 장난을 치는 모습은 국방의 의무를 신성하게 여겨온 국민들에게 커다란 허탈감을 안겼다. 논란이 거세지자 당사자들이 고개를 숙였고 국제적 망신으로 번지자 축구협회도 징계를 검토하고 있지만, 한번 실추된 병역의 가치는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일부 선수들의 품위 훼손이나 일탈을 넘어, 50년 넘게 유지되어 온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의 근본적인 존립 이유를 묻는 계기가 되었다.

이 제도는 남북 간 체제 경쟁이 치열했던 1973년,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을 장려하려는 취지에서 처음 도입됐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딴 레슬링 양정모 선수나 피아니스트 정명훈 씨 등이 대표적인 혜택을 입었다. 당시는 스포츠와 예술 성과가 가난했던 국가의 자존심을 일으켜 세우는 결정적 동력이 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반세기가 흐른 지금, 한국은 세계적 위상을 갖춘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스포츠와 예술은 이제 신분 상승이나 국가의 이념적 도구가 아니라, 개인의 적성과 선택에 따른 전문적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수십억, 수백억 원의 연봉을 받는 프로 선수들이나 풍족한 환경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은 이들이 거둔 개인적 성과에 대해, 국민들이 옛날처럼 무조건적인 찬사와 함께 병역 감면이라는 파격적 혜택까지 용납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글로벌 무대를 호령하는 방탄소년단(BTS)조차 군 복무를 이행한 상황에서, 메달 하나로 병역을 면제받는 구조는 ‘공정‘의 가치를 중시하는 청년 세대에게 깊은 불평등과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여기에 급격한 저출생으로 인한 ‘병역 자원 절벽‘이라는 현실적 위기까지 마주하고 있다. 당장 청년 인구가 급감하여 국방 전력 유지조차 위태로운 상황에서 특정 분야에만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격오지와 전후방에서 헌신하는 청년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사회적 형평성을 크게 저해한다. 국민적 공감대가 완전히 무너진 제도를 고수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만 부추길 뿐이다.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제도 재검토에 나서고 국방부가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제도의 전면 폐지 및 개편을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맞닿아 있다.

물론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인재들의 재능이 군 복무로 인해 완전히 단절되지 않도록 돕는 다각도의 고민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방식이 ‘특혜성 면제‘나 ‘형식적 특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구색 맞추기식 봉사활동으로 때우는 눈가림을 없애고, 군 복무를 이행하면서도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유소년이나 문화 소외계층 지도 등 실질적인 공공 서비스에 기여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체복무 체계로 탈바꿈해야 한다.

특혜와 불공정의 대명사로 전락한 현행 병역특례 제도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정부와 국회는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젊은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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