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1차전에서 승리하고 멕시코와 2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오현규가 14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팀 동료들과 밝은 표정으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체코와 경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오현규는 후반 교체로 투입돼 역전골을 넣었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 정식 명단에는 들지 못하고 등번호도 없이 예비 선수로 함께했던 그가 마침내 한 단계 성취를 이룬 것이 감동 그 자체였다. 경기가 끝나고 관중과 시청자가 함께 승리의 기쁨을 느끼던 순간 오현규가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한 말 또한 인상적이었다.
19일 멕시코와 2차전을 어떻게 준비할지 묻자 그는 이렇게 각오를 밝혔다. “오늘 승리한 좋은 흐름대로, 겸손하게 멕시코 상대 분석 잘해서 100% 그 이상을 쏟아내 이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답변이겠지만, 한 경기를 대하는 스포츠 선수의 태도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더구나 다음 경기를 기다리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경기에 나설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간단명료한 이 발언에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특히 ‘겸손’이라는 단어가 그의 입에서 나올지 예상하지 못했다. 오현규는 경기장에서 주저함이 없고 늘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득점 이후에는 상대편에서 약이 오르겠다 싶을 정도로 즐거워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봤다.
또 오현규는 “경기 전 열이 38도까지 오를 만큼 몸이 좋지 않았음에도 모든 스태프 도움 덕분에 경기에 뛸 수 있었고 골도 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모든 나라 축구대표팀이 마찬가지다. 축구는 ‘슈퍼스타’ 한 명이나 주요 선수들만 경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 뒤에는 스태프와 응원단까지 수많은 사람이 함께 뛰고 있다. 이들의 힘이 모여야 축구는 그야말로 빛이 난다. 비록 지더라도 말이다. 2022년 월드컵에서는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라는 일종의 깨달음도 많은 축구팬이 공유했다.
오현규의 말을 듣다 보니 지나간 6.3 지방선거 당시 풍경이 떠올랐다. 정치인은 선거 때만 유권자에게 고개를 숙인다고 하는데, 당선한 이들은 겸손을 유지하고 있을까. 낙선한 이들은 혹시라도 오만이 패배를 가져온 원인 중 하나는 아니었을까.
새삼 권력이 무섭다는 것을 실감했다. 후보가 권력을 쥐면 콩고물이라도 떨어지길 바라는 사람들은 없는가. 의혹 검증이 중요하지만, ‘아니면 말고’식 폭로만 난무했던 것은 아닌지도 돌아봐야겠다. 선거 이후 지역 현안만 해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다음 선거를 기다리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오현규의 말을 곱씹어보면 좋겠다.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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