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배당으로 수백억원 확보…영풍 주주환원은 ‘5원’ 수준 머물러
배당 확대 요구는 고려아연에 집중…자회사 주주환원엔 소극적 행보 논란
정관 변경안 반대·기권 몰리며 이중잣대 지적…일반 주주와 이해상충 부각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그래픽=중앙이코노미뉴스]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영영풍 오너이자 최대주주인 장형진 고문 일가가 사실상 고려아연 배당에 의존해 수백억원대 현금을 확보하는 구조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영풍이 주당 5원 현금배당과 0.03주 주식배당에 그치며 ‘짠물 배당’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장씨 일가는 고려아연으로부터 안정적으로 대규모 배당을 수령하고 있어 일반 주주들과의 이해관계 괴리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문제는 장씨 일가가 지배하는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는 배당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는 점이다. 표면적으로는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고려아연으로부터 유입되는 현금 흐름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정작 영풍 내부에서는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안에 반대·기권표가 몰리며 상반된 행보가 확인됐다. 최대주주 영향력을 감안할 때 장씨 일가의 의중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에는 배당 확대를 요구하면서도, 영풍 주주환원에는 소극적인 ‘이중 잣대’라는 비판이 커지는 배경이다.
영풍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글 중 일부. [사진=네이버 종목토론방 캡처]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영풍 최대주주인 장형진 고문 일가는 직간접적으로 고려아연 주식 약 68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장 고문 일가가 직접 들고 있거나, 장 고문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인 씨케이와 에이치씨 등을 통해 들고 있는 고려아연 주식을 합하면 118만3698주로 집계된다.
고려아연이 올해 정기주총에서 결산배당으로 주당 2만원을 가결했기 때문에 장 고문 일가 및 장고문 일가 소유회사는 고려아연 배당으로만 약 236억원의 현금(이하 세전 기준)을 한 달 내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배당금 지급 예정일자는 상법 제464조2의 규정에 의거, 주총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지급 예정"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장 고문 일가와 소유회사가 고려아연 주식 보유로 약 236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반면, 정작 영풍 주식 보유로 확보하는 배당 수익은 3,6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600배가 넘는 차이가 나는 셈이다. 장 고문 일가가 영풍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 영풍전자 등에서 근무하며 받는 인당 각 급여가 연간 5억원을 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장 고문 일가의 최대 수익원은 현재 고려아연 배당인 셈이다.
이는 장 고문 일가가 영풍 주주들에 대한 주주환원에 인색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라는 지적도 나온다. 영풍의 주주환원 규모가 작지만 고려아연으로부터 안정적으로 대규모 배당을 매년 받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2023회계연도와 2025회계연도까지 연간 현금배당으로 1만5000원, 1만7500원, 2만원을 지급했다. 장 고문 일가는 매년 수백억원의 현금을 연초에 챙기는 것이다.
영풍 주주들은 올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5원이 결정된 이후 회사를 실랄하게 비판했다. 한 종목 토론방에서는 "주주를 거지 취급하는 회사", "주주 농락 배당금 5원 실화냐?" 등의 글들이 올라와 주주와 투자자들의 공감을 얻었고, 영풍 측은 현금 5원에 더해 주식배당 0.03주도 있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영풍 주주인 KZ정밀은 올해 정기주총에 '기타재산'으로도 배당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변경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영풍 정기주총에서 배당 방식에 회사가 보유한 다른 기업 주식 등 기타재산을 포함하는 주주제안 안건은 총 86.1%의 높은 반대와 기권으로 부결됐다. 최대주주인 장 고문 일가의 영풍 지분율이 55%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장 고문 일가가 이러한 주주환원 강화 안건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는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장씨 일가가 지배하고 영풍 등은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 이전부터 지속해서 고려아연이 배당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주주가치 제고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장씨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영풍에 대해서는 배당 확대 등을 적극 요구해 왔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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