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 모습. 영풍 홈페이지 캡처
영풍이 석포제련소 환경정화 비용과 관련한 충당부채를 과소계상해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가운데, 당시 외부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이 감사 과정에서 변경된 정부 공문과 추가 토지정화계약서 등 주요 자료를 회사로부터 제시받지 못했다고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제10차 증선위 의사록 등에 따르면 영풍의 외부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 측은 2021~2022년 감사 당시 변경된 정부 공문과 토지정화계약서를 요청했지만, 관련 공문과 추가 계약서를 제시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재경부서와 석포제련소 관계자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했지만 달라진 상황에 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취지로 금융위는 제10차 증선위 관련 의사록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감사인은 금융감독원 감리가 시작된 이후에야 제련소 임직원이 오염면적을 축소한 혐의로 형사기소된 사실과 정화 대상에서 누락된 지역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감사 과정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증거로 판단했던 정부 공문의 내용에 왜곡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 역시 통상적인 감사절차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증선위원이 “감사 당시 회사가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그 한계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냐”는 취지로 묻자 감사인은 그렇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해당 자료와 사실관계를 당시 파악했다면 감사 범위를 넓혀 추가 절차를 진행하고 회계처리의 적정성을 다시 검토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조업정지에 따른 손상평가 과정에서도 비슷한 진술이 나왔다. 감사인은 영풍이 당시 제시한 ‘60일 조업정지에 따른 매출 감소 효과’를 토대로 영향을 검토했지만, 금감원 감리 과정에서 뒤늦게 확인된 ‘90일 매출 감소 효과’가 반영된 업데이트 자료는 감사 때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계법인 측은 90일 기준 자료가 제출됐다면 회사에 수정 검토를 권고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의사록에는 석포제련소 담당자가 감사인 인터뷰에서 회사가 충당부채를 설정한 대상 가운데 실제 정화할 수 있는 면적은 20~3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감사인은 감리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자료를 종합할 경우 금감원이 제시한 회계처리가 영풍이 기존에 적용했던 방식보다 더 타당하다는 취지의 의견도 냈다.
증선위는 영풍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석포제련소 주변 오염 토양·지하수 등의 정화의무와 관련해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거나 과소계상하고, 조업정지 영향을 유형자산 손상평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 7월 영풍에 204억741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전 대표이사 등 4명에게도 총 15억115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반면, 영풍은 금융당국의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영풍은 환경정화 충당부채 규모 등을 둘러싼 문제가 회계기준 적용과 추정 과정에서 발생한 판단의 차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미 발생한 정화의무를 재무제표에 적절하게 반영하지 않은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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