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푸드테크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돌입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산업을 지원하는 법 하나가 늘어났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전 세계가 먹거리의 미래를 두고 치열한 기술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인류의 먹거리 영토를 개척할 거대한 제도적 나침반을 가장 먼저 손에 쥐었다는 역사적 선언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이 법이라는 강력한 돛을 달고 어떻게 월드푸드테크 시장의 ‘넘버원’으로 항해해나갈 것인가이다. 그 해답은 명확하다. 정부의 규제 제로(Zero)화라는 과감한 지원을 바탕으로 한 ‘진입장벽 없는 민간 주도의 창발 산업 육성’에 있다.
그동안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우리 산업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언제나 규제였다. 개인 맞춤형 푸드, 푸드 스마트 유통·제조, 식물기반·세포배양 푸드 등 푸드테크 10대 핵심 기술은 과거의 식품위생법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영역이다. 세계 최초의 푸드테크법은 이러한 회색지대를 없애고 기업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거대한 모래놀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진입장벽을 완전히 허물어 누구나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다면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정부와 법이 해야 할 가장 첫 번째 임무다.
정부가 장벽을 치우는 역할을 맡았다면 그 공간을 채우고 혁신을 주도하는 것은 철저하게 민간의 몫이어야 한다. 푸드테크는 정부가 주도하는 관(官) 중심의 산업이 돼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소비자의 미세한 취향 변화를 읽어내고 첨단 기술을 유연하게 접목해 전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는 DNA는 오직 민간기업과 창발가들에게만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탄탄한 자본과 인프라가 청년 스타트업의 파괴적인 혁신성과 결합하고 여기에 대학과 연구기관의 독보적인 원천 기술이 수용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창발적 생태계’가 완성된다. 민간이 스스로 판을 짜고 주도할 때 산업의 진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월드푸드테크협의회는 세계 최초의 민간 주도 협의체로 2023년 출범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전 세계 인구 증가에 따른 기후·식량·건강위기 등 먹는 것과 연관된 문제 해결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긍정적 미래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 협의회는 분과·지회 등을 통해서 분야·지역별로 다양한 포럼·콘퍼런스·엑스포 등을 개최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500여 명 전문가가 참여하고 3만 5000여 명이 방문한 세계 최대 규모의 ‘월드푸드테크 컨펙스(ConfEx) 2026’을 열었다. 이어 올해 12월 ‘월드푸드테크 서밋(Summit)’ 개최를 준비하는 등 월드푸드테크의 창발 플랫폼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세계 최초의 법적 기반은 마련됐다. 이제 전 세계 푸드테크 기업과 자본이 대한민국으로 모이게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철저하게 규제를 풀고 인프라를 다지는 지원자로 남고 민간의 창발가들은 전 세계를 무대로 거침없이 영토를 확장해나가야 한다. 진입장벽이 사라진 생태계에서 민간의 도전 정신이 폭발할 때 대한민국은 월드푸드테크 산업의 넘버원이자 퍼스트 무버로 우뚝 설 것이다. 위대한 창발의 시대는 이미 우리의 손에서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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