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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연구재단, 초강력 차세대 섬유 선봬...DNA·거미줄 구조 모사

특히 열과 기계적 하중을 동시에 견뎌야 하는 반도체와 경량화 및 고강도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항공... 확보한 만큼 항공우주, 반도체, 방호 등 첨단 산업의 차세대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재단, 초강력 차세대 섬유 선봬...DNA·거미줄 구조 모사

이중나선 구조와 비틀림 압축 공정을 적용한 아라미드계 PBDT 섬유의 구조 및 제조 개념도. (사진제공=한양대학교 한태희 교수)

[충남일보 김현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DNA와 거미줄의 이중나선 구조 원리를 기반으로 강철보다 2배 강하면서도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한 초강력 연속 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한양대학교 유기나노공학과 한태희·위정재 교수, 단국대학교 융합소재 전공 엄원식 교수 공동연구팀이 물속에서 스스로 이중나선 구조를 형성하는 특수 고분자 소재를 이용해 자연계 섬유의 설계 원리를 실험실에서 재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25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온라인 게재됐다.

최근 항공우주, 국방, 첨단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볍고 강한 섬유형 소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열과 기계적 하중을 동시에 견뎌야 하는 반도체와 경량화 및 고강도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항공 기체나 방호 소재 분야에서 핵심 기반 기술로 인식된다.

그러나 기존 합성 섬유 기술은 가공 과정에서 분자 정렬이 흐트러지거나 내부에 미세한 빈 공간이 형성돼 소재 본연의 성능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으며, 제조 과정에서 유해 화학용매를 사용하는 환경적 부담도 컸다.

이에 연구팀은 수계 환경에서 DNA처럼 스스로 꼬인 구조를 형성하는 아라미드계 고분자 PBDT에 주목하고, 분자 수준의 질서를 거시적 실 형태까지 완벽하게 전달하는 ‘4단계 계층적 제조 공정’을 설계했다.

4단계 공정은 ▲분자를 한 방향으로 세우는 정렬 ▲이온을 더해 구조를 묶는 결속 ▲정렬도를 높이는 인장 ▲내부 빈틈을 없애는 수계 비틀림 압축 단계로 구성된다. 특히 밧줄을 꼬는 원리를 응용한 비틀림 공정은 실 내부 구조를 치밀하게 만들어 하중 전달 효율을 높였다. 이 과정은 분자가 자발적으로 만든 나노 수준의 질서를 최종 연속 섬유 구조까지 유지한 제조 전략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그 결과, 제조된 실은 인장강도 1.2 GPa, 영률(강성) 103 GPa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필름 형태 대비 강도는 5.8배, 강성은 6.3배 향상된 수치로, 강철 대비 강도는 2배 이상 높고 무게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즉, 같은 무게의 강철 와이어보다 이 실은 8배 이상 더 강한 힘을 버틸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소재의 성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수 킬로미터(km) 단위의 연속 생산이 가능한 공정 확장성을 확보해 실험실의 성과를 산업 현장으로 연결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독성 용매 없이 물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공정이며, 특정 조건에서 구조를 풀어 재구성할 수 있어 고성능 소재이면서도 재가공과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차별성을 갖는다. 즉, 이번 성과는 고성능 섬유의 물성을 높인 데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성과 공정 확장성까지 함께 제시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태희 교수는 “거미줄과 DNA가 가진 정교한 구조적 비밀을 산업용 실로 구현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높은 성능과 생산성, 친환경성까지 확보한 만큼 항공우주, 반도체, 방호 등 첨단 산업의 차세대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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