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익 50조원을 돌파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회사 안팎에서 노사 갈등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다.
호황의 과실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를 두고 노조와 사측, 주주가 팽팽하게 맞서며 5월 총파업 현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7일 2026년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133조원, 영업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비 영업익은 755% 폭증했고 지난해 연간영업익(43조6011억원) 전체를 단 한 분기에 넘어선 것이자 시장 컨센서스(38조1166억원)를 5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AI투자 열풍에 따른 반도체 가격 급등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익이 최대 3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사 간 갈등의 핵심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제 폐지다. 현재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OPI를 지급하고 있다.
노조는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어도 직원이 받는 성과급은 천장에 막혀 있다"며 상한 폐지와 영업익 연동 제도를 요구했다.
사측은 OPI 재원을 경제적부가가치(EVA) 20% 또는 영업익 1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함께 임금 인상 6.2%, 자사주 20주 지급, 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DS부문 영업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 등의 보상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제도적 상한 폐지를 고수하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갈등의 기저에는 SK하이닉스의 사례도 영향을 끼쳤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이닉스는 2025년 9월 노사 간 합의로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선 1천%를 폐지하고, 영업익의 10%를 재원으로 삼는 새 성과급 체계를 확립했다.
이에 올해 초 직원 1인당 평균 PS가 1억3000만~1억5000만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성과급의 일부를 자사주로 선택하면 1년 보유 시 15% 프리미엄 현금을 추가로 지급받는 파격적인 프로그램까지 운영되고 있다.
주가 역시 이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AI메모리 수요 폭증에 급등세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노조 가입이 빠르게 늘고 이직 문의가 잇따르는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역대 최대 실적 발표는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촉매가 됐다. 노조는 애초 SK하이닉스와 같은 수준인 영업익 10%를 요구했으나, 1분기 실적이 예상을 크게 초과하자 요구 수준을 영업익 15%로 상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DS부문 연간 영업익을 270조원으로 가정하면 15%는 40조5000억원, 연간 300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45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400만 주주 전체에 지급한 배당금(약 11조1000억원)의 약 4배, 지난해 R&D 투자(37조7000억원)보다도 많은 수치다.
노조 내부에서의 균열도 변수다. 반도체(DS)부문 직원들은 성과급 확대 요구를 지지하는 반면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DX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3.1%의 찬성률로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이달 23일 평택사업장 결의대회를 거쳐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2024년 7월에 이어 창사 이래 두 번째가 된다. 조합원 규모가 8만9000명 이상으로 커진 데다 상당수가 DS부문 소속이어서 HBM 생산 라인에 직접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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