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범여권 후보 극적 단일화와 보수 현역 사수론이 거세게 맞붙은 울산 역시 22.46%라는 역대 지선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노동자 밀집 지역인 동구(23.76%)와 북구(22.83%)의 투표 열기가 가장 뜨거웠다. 여야는 저마다 아전인수격으로 유리한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이 거대한 투표 행렬의 본질은 하나다. 정치권을 향해 유권자들이 내리는 가장 냉철하고도 무서운 심판의 서막이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사전투표율의 높고 낮음이 특정 진영의 유리함이나 불리함을 점치는 수치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사전투표가 보편화된 지금의 민심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번 기록적인 사전투표율은 단순히 '어느 당이 좋아서' 나온 결과가 아니다. 민생 경제의 파탄, 끝없는 여야의 정쟁, 실망스러운 네거티브 공방을 지켜보던 유권자들의 위기감과 분노 등이 투표 참여라는 가장 강력한 집단행동으로 표출된 것이다.
선거 막판까지 여야는 정책의 현실성을 따지기보다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폭로전에만 몰두하고 있다. 울산시장 후보 방송 토론회 역시 미래를 바꿀 공약의 현실성을 따지기보다, 서로의 도덕성 의혹과 과거 행적을 들춰내며 네거티브 공방에만 몰두했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 침체와 청년 일자리 부족, 주거 불안 같은 근본적인 삶의 문제는 뒷전이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정치공학적 계산에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선동적인 구호와 진영 논리를 걷어내고, 누가 우리 지역의 미래 4년을 책임질 진정한 일꾼인지를 칼날 같은 시선으로 검증하고 있다. 사상 최고의 사전투표 열기는 정치권의 무능과 오만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들의 엄중한 선언이다.
정치권은 투표장에 줄을 선 시민들의 서늘한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두려워해야 한다. 다가오는 6월 3일 본 투표일, 울산의 유권자들은 한층 더 냉정하게 심판의 마침표를 찍을 것이다. 준엄한 주권자의 심판 앞에 여야 후보 모두는 겸허히 엎드려 울산 민심의 목소리를 직시해야 마땅하다. 울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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