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이 들어서면서 여야가 국회 주도권을 쥐기 위해 ‘원 구성 대전’에 돌입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과제 입법 속도전을 위해 법사위 사수는 물론 주요 상임위 추가 확보를 벼르고 있으며 야당인 국민의힘은 견제와 균형을 내세워 총력 저지를 예고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 5일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 출신의 6선 조정식 의원을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남인순(민주당)·박덕흠(국민의힘) 의원을 각각 부의장으로 선출해 의장단 구성을 마쳤다. 여야는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오는 9일부터 본격적인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의 최대 분수령은 모든 법안이 본회의로 가는 길목이자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고 신속한 민생 입법을 추진하기 위해 법사위원장만큼은 후반기에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제1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면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의 오랜 불문율”이라며 정부·여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법사위 운영권이 야당 몫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상임위 배분 범위를 둘러싼 시각차도 극명하다. 전반기 국회에서 민주당은 11곳, 국민의힘은 7곳의 상임위원장을 맡았으나 후반기에는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조짐이다.
민주당은 전반기 때 국민의힘이 차지했던 정무위, 재정경제기획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등 핵심 경제 상임위를 환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전반기 때 양보했던 외교통일위, 국방위 등도 집권여당이 맡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협상이 지연될 경우 과반 의석을 무기로 ‘18개 상임위원장 독식(싹쓸이)’ 카드까지 꺼내 들며 국민의힘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바탕으로 고강도 대여 압박을 예고했다. 경제·외교·안보 부처를 중심으로 최소 7개 위원장은 자당 몫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이 입법 폭주와 상임위 독식을 강행할 경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원 구성 협상에 사활을 거는 진짜 이유는 원 구성 완료 직후 기다리고 있는 거대 쟁점 법안들 때문이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맞물린 ‘형사소송법 개정안(검사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이다. 민주당 강경파는 검찰 권한의 완전한 박탈을 위해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으나 국민의힘은 “사건 처리 지연과 수사 공백을 야기하는 최악의 개악”이라며 전면 반대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수사 부실화에 따른 역풍 우려가 존재해 진통이 예상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특검에 부여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안’ 역시 시한폭탄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후 충분한 숙의를 거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이 대통령이 검찰을 향해 “무오류의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고 언급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국민의힘은 이미 ‘공소취소특검법저지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총력 대응 체제를 갖췄다.
여야 모두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기세를 보이고 있어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진통과 강대강 대치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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