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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엔씨, '소프트' 떼고 브랜드 재구축

인공지능(AI)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아우르는 콘텐츠 전문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는... 이번 사명 변경으로 해외 법인인 NC 아메리카, NC 재팬 및 자회사 NC AI, NC QA 등과의 브랜드 일관성도 확보하게...

엔씨, '소프트' 떼고 브랜드 재구축

내용요약

29년 만에 사명 변경…글로벌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립

상법개정안 대응, 정관 변경…이사회 전문성 강화

지난 12일 2026 엔씨 경영전략 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박병무 공동대표./엔씨소프트

|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엔씨소프트가 오는 26일 열리는 제2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에서 ‘소프트’를 떼어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본격적인 체제 전환에 나선다.

엔씨소프트의 이번 주총에는 상법개정안에 따른 정관 변경과 지배구조 개편, 이사·감사위원 구성, 배당 정책 재정립 등 다양한 안건이 상정됐지만 가장 눈에 띄는 의제는 사명을 현재의 엔씨소프트에서 ‘엔씨’로 변경하는 건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년간 암흑기를 거치면서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던 엔씨가 사명 변경을 통해 그동안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신규 사업 확장을 통한 브랜드 가치 제고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사명 변경 통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통합

이번 주총을 통해 엔씨는 국문 상호를 ‘주식회사 엔씨소프트’에서 ‘주식회사 엔씨’로, 영문 상호를 ‘NCSOFT Corporation’에서 ‘NC Corporation’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는 29년 만의 첫 사명 변경이다.

이번 사명 변경은 ‘소프트’라는 단어가 주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및 게임 개발사라는 시장의 인식에서 벗어나 모바일, 플랫폼, 인공지능(AI)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아우르는 콘텐츠 전문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0년부터 CI에서 ‘SOFT’를 제외하고 ‘N’과 ‘C’를 연결한 로고를 사용해 왔다. 이번 사명 변경으로 해외 법인인 NC 아메리카, NC 재팬 및 자회사 NC AI, NC QA 등과의 브랜드 일관성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구축하여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사명 변경과 함께 사업 구조의 전환도 본격화된다. 지난 12일 엔씨는 경영전략 간담회를 열고 2030년까지 연매출 5조원의 목표를 제시하며 △레거시 IP의 안정적 수익 구조 △새로운 IP와 시장 확대 △모바일 캐주얼 사업 진출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기존의 자체 개발과 MMORPG에 편중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슈팅과 서브컬처 게임 등 다양한 서드파티 게임들을 바탕으로 한 퍼블리싱 사업을 강화하고 전 세계 게임 시장의 30%에 달하는 모바일 캐주얼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레거시 IP 매출이 1조5000억원 이상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신규 퍼블리싱 사업과 모바일 캐주얼 플랫폼의 매출 규모를 레거시 IP 수준으로 끌어 올리면 연매출 5조원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엔씨 측의 설명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명 변경과 함께 본점 소재지도 ‘서울특별시’에서 ‘경기도 성남시’로 옮기며 판교 R&D센터로 옮겼다. 이는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엔씨타워’를 매각하면서 서울 거점이 사라진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 상법개정안 대응…이사회 전문성 강화

상법개정안 시행에 맞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권익 보호정관 변경도 이번 주총의 주요 안건이다. 이사 선임 시 대주주의 권한을 보장하는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있도록 한 정관을 삭제하고 사외이사 명칭의 ‘독립이사’ 변경 및 권한 강화도 추진한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주당 1표가 아닌 선임하려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해 소액 주주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이사회에 진출할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다. 그러나 기존 상법에서는 정관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주주에 유리한 이사회 구성을 사실상 허용해 왔다.

지난해 8월 2차 상법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도록 해 이제는 소액주주들이 뭉쳐 대주주를 견제할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올해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서는 전문 영역의 확장이 눈에 띈다. 재선임되는 최재천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사회적 책임과 생태적 가치를 이사회에 반영하며 이은화 RGA코리아 총괄은 금융 및 보험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리스크 관리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린 오승훈 인싸이트그룹 대표는 HR(인적자원) 컨설팅 전문가로 김택진 대표와 서울대 동문 관계라는 점 외에도 엔씨소프트가 추진 중인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성과 보수 체계 설계에 있어 실질적인 자문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인적 자원의 효율적 배치를 통해 고비용 구조를 타파하려는 경영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자기주식 처분계획도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3차 상법개정안에서 의무화된 소각 계획은 이번 주총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엔씨는 현재 9.99%의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를 임직원 보상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남은 8.99%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이 없어 향후 소각 등 처분 방식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 올해 최대 2.5조원 목표…증명의 시간

엔씨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최소 2조~2조5000억원으로 제시하고 상단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상단 기준으로 작년 연매출 1조5069억원 대비 약 60% 성장이 필요한 수치지만 작년 하반기 출시한 ‘아이온2’의 안정적인 매출을 바탕으로 올해 출시될 신작 중 일부가 뒷받침한다면 달성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번 정관 개정에서 신주 발행·전환사채 발행 사유에 ‘인수, 합병, 그 밖의 전략적 제휴’를 명시한 것도 모바일 캐주얼과 신규 IP 확대를 위한 향후 M&A·지분투자 확대를 겨냥한 장치로 해석된다. 다만 대규모 라인업 출시와 글로벌 확장은 개발·마케팅 비용 증가, 라이브 서비스 리스크, 글로벌 경쟁 심화 같은 불확실성도 동반한다.

엔씨가 지배구조·배당정책·M&A 근거를 정관에 깔고 동시에 투자자·이용자 모두를 염두에 둔 비즈니스 전략을 펼치는 것은 단기 실적 변동성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운 ‘엔씨’ 체제로의 체질 변화와 중장기 성장에 승부를 거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강도 높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엔씨가 이번 주총을 통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의 시작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가에서는 올해 엔씨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서브컬처나 슈팅 등 신규 장르에서의 성과를 증명해야만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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