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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엔비디아발 MLCC 품귀에 사재기 움직임…삼성전기도 가격 인상 검토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사양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수년간 이어졌던 가격 하락세가 사실상 멈춘 가운데 일부 제품군에서는 가격 인상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업황 반등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발 MLCC 품귀에 사재기 움직임…삼성전기도 가격 인상 검토

◆…삼성전기의 MLCC 제품 샘플. 사진=삼성전기 제공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사양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수년간 이어졌던 가격 하락세가 사실상 멈춘 가운데 일부 제품군에서는 가격 인상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업황 반등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1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최근 MLCC 가격 협상에서 전체 평균 가격 하락폭은 0.5% 이하로 축소됐다.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트렌드포스는 이를 두고 "MLCC 가격 사이클이 중대한 변곡점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MLCC는 전류 흐름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핵심 전자부품으로 스마트폰과 PC, 서버, 자동차 등 대부분 전자기기에 탑재된다. 특히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에서는 전력 관리 복잡도가 높아지면서 더 많은 MLCC가 필요해지고 있다.

AI 서버용 MLCC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엔비디아 GB200 서버 보드 한 장에는 약 6500개의 MLCC가 사용된다. 차세대 Rubin 플랫폼에서는 전력 소모(TDP) 증가와 전력 관리 구조 복잡화 영향으로 MLCC 탑재량이 약 1만2000개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서버 한 대당 MLCC 사용량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다.

북미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AI 칩 개발 경쟁도 수요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메타 등은 자체 ASIC 칩 개발과 CoWoS 첨단 패키징 주문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사양 MLCC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기 이슈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고성능 AI 가속기 경쟁이 이어지면서 고사양 MLCC 공급 부족 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본과 한국 주요 MLCC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AI용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범용 소비자용 MLCC 공급은 점차 빠듯해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AI용 제품 생산 비중이 높아질수록 소비자용 MLCC 공급 유연성이 분기마다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 시장에서는 사재기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만과 중국 유통업체들은 최근 X5R 계열 범용 MLCC 제품 재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X5R은 스마트폰과 PC, 가전제품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소비자용 MLCC 규격이다.

이 과정에서 실제 정보기술(IT) 제조업체 주문은 둔화됐지만 유통 채널 주문은 오히려 급증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제 재고 확보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인상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일본 MLCC 업체 타이요유덴(Taiyo Yuden)은 지난 4월 일부 소비자용·차량용 MLCC 가격을 6~13%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업황 반등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다른 업체들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기 역시 유통업체 대상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기의 가격 조정 검토 배경에 대해 "유통 채널 과잉 재고 확보와 이중 주문(double booking) 위험을 줄이고 고부가 제품 중심 수익 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관심은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신규 가격 협상으로 쏠리고 있다. 주요 ODM 업체들은 3분기 MLCC 공급 가격 협상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이 실제 가격 반등 여부를 가를 핵심 분기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현재 고사양 MLCC 공급 부족 현상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AI 서버와 ASIC 패키징 수요가 여전히 강한 데다, 일본 업체들의 가격 인상과 삼성전기의 가격 조정 검토가 소비자용 MLCC 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렌드포스는 향후 무라타(Murata Manufacturing)와 삼성전기의 가격 정책, 하반기 ASIC 주문 규모, 신규 가격 협상 결과 등이 MLCC 가격 반등 폭과 지속 기간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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