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블룸버그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운영·개발 기업 아이렌(IREN)에 최대 21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낸다. AI 반도체를 넘어 데이터센터·전력·네트워크까지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IREN은 공동 성명을 통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사실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계약에 따라 IREN 주식 최대 3000만주를 주당 70달러(약 10만2480원)에 매입할 수 있는 5년 만기 권리를 확보했다. 투자 규모는 최대 21억달러다.
양사의 협력 핵심은 미국 텍사스주 스위트워터 캠퍼스를 중심으로 한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이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및 ‘DSX’ 브랜드 인프라 설계 역량과 IREN의 부지·전력 확보 능력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초기 개발 규모는 2기가와트(GW) 수준이며 장기적으로는 최대 5GW 규모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2GW는 약 15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AI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전력 확보 능력이 AI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AI 팩토리는 글로벌 경제의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며 “이를 대규모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컴퓨팅과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전력, 운영 전반에 걸친 긴밀한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REN은 호주 시드니에 본사를 둔 나스닥 상장사다. 과거 ‘아이리스에너지(Iris Energy)’라는 이름으로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영위했으나 AI 컴퓨팅 수요 확대에 맞춰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약 97억달러(14조2008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AI 인프라 기업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회사는 이날 스페인 데이터센터 개발사 인제노스트럼(Ingenostrum SL) 인수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거점을 확대해 AI 인프라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표 이후 IREN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20% 넘게 급등했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애프터 마켓에서 6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7일 종가 대비 7% 상승세를 이어갔다.
엔비디아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도 주목된다. 엔비디아는 최근 AI 생태계 전반으로 지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날에는 광섬유 케이블 제조업체 코닝에 5억달러 규모의 주식 매입 권리를 확보했고, 앞서 오픈AI, 마벨테크놀로지, 코어위브, 네비우스그룹 등에도 투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자사 AI 칩 수요 확대를 위해 고객사와 인프라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엔비디아 칩 구매 기업에 대한 순환 투자 구조”라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엔비디아 측은 AI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 역시도 이번 IREN 투자와 관련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실적 발표에서 AI 투자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올해 관련 설비투자 규모가 총 7000억달러(1025조64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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