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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에볼라 유행은 거짓말” 전염병보다 빠른 음모론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 유행과 질병 자체가 조작이라는 허위 주장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음모론은 불신과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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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유행은 거짓말” 전염병보다 빠른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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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7 22:34

“NGO가 돈 벌려고 병 퍼뜨렸다”

친구 시신 되찾겠다며 병원 난입

혼란 속 에볼라 의심 환자 도주

지원 삭감·의료 불신에 방역 차질

26일(현지시간) 우간다 캄팔라에서 보호장비를 착용한 적십자사 직원이 소독제를 뿌리는 작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에볼라 의심 사망자의 시신을 이송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 유행과 질병 자체가 조작이라는 허위 주장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음모론은 불신과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에볼라 유행이 확산하는 민주콩고 동부에서 ‘비영리단체 직원들이 더 많은 돈을 받기 위해 병을 들여왔다’는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민들을 겁주고 금을 비롯한 광물에 접근하기 위해 에볼라 유행 자체가 조작됐다는 음모론도 등장했다.

감염자의 체액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에볼라의 확산을 막으려면 일부 전통 장례 의식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주민도 있다고 한다.

WP는 “에볼라라는 병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며 “이들은 에볼라가 원조금을 빼돌리기 위해 만들어낸 허구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구호단체 ‘머시코프’ 콩고 지부장 로즈 F 치웬코는 “당국에 대한 불신, 인도주의 활동가들에 대한 불신이 있다”며 “일부 주민은 이 질병이 조작됐다고 믿고 있다”고 WP에 말했다.

지난 24일(연합뉴스)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 몽브왈루에서 의료진이 소독 작업에 앞서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주 동부 이투리주 르왐파라에서는 친구가 에볼라로 숨졌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 젊은이들이 시신을 강제로 되찾기 위해 병원을 공격하는 일도 있었다. 이 지역은 에볼라 유행 중심지 가운데 하나다.

당시 공격으로 보건 노동자들이 대피했고 그 혼란 속에 환자 6명도 도망쳤다고 한다. 다음 날에는 몽브왈루에서 종합병원이 공격을 받은 뒤 에볼라 의심 환자 18명이 도주했다.

WP는 “에볼라 유행 중심지에서 벌어진 이 사건들은 보건 노동자들이 직면한 허위 정보의 규모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에볼라 유행으로 인한 의심 사례가 최소 750건, 사망자가 177명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콩고에서 에볼라에 대한 불신과 부정확한 정보가 고질적이라고 말한다.

에볼라에 대한 음모론은 2014년 서아프리카 유행 당시에도 있었다. 당시에는 에볼라가 인구통제를 위해 미국이 퍼뜨린 병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 미국 힙합가수 크리스 브라운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인구 통제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에는 미국 등의 자금 지원 삭감과 함께

서방의 역할을 둘러싼 혼란이 커지면서 상황이 더 악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27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 부니아 시내 사요 무하메드 학교 운동장에서 무슬림 신자들이 이슬람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 기념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1일 르왐파라 병원 공격 장면을 촬영한 지역 정치인 뤼크 말렘베는 “이곳 사람들은 에볼라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는다”며 “대대적 인식 개선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격을 받은 병원의 한 의사는 주민들이 몇 시간 전 숨진 축구선수의 시신을 요구하며 병원에 난입했다고 WP에 전했다. 이들은 그를 지역 관습에 따라 매장하려 했다.

의사는 “(이 지역에는) 누군가가 숨지면 사람들은 시신을 하루나 이틀 집에 둔 상태로 음식을 먹고 잔치를 벌이는 전통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인은 유명한 사람이었고 그런 사람이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르지 못한다고는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에볼라 감염 사례 대부분이 발생한 이투리주는 남수단, 우간다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인구는 약 400만명이다. 금광 채굴 중심지로 알려진 이곳은 최근 몇 년간 여러 민병대가 서로 충돌하고 콩고군과도 싸우면서 치안 불안에 시달려 왔다.

국경없는의사회(MSF)의 콩고 에볼라 프로그램 책임자 트리시 뉴포트는 특히 농촌 지역일수록 전기와 수돗물 접근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말했다.

의료 서비스가 극히 부족한 빈곤 지역에서 주민들은 의료진이 에볼라보다 말라리아, 홍역처럼 더 시급하다고 여기는 문제에 집중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27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 북키부주 고마 인근 카냐루친야에서 보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보건 노동자들이 에볼라 예방 조치로 주민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뉴포트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급격한 지원 삭감으로 그런 프로그램에 쓸 돈이 줄었다”며 “에볼라 치료에 특정해 배정된 돈이 유입되는 것에 대한 의심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조지타운대 세계보건정책·정치센터의 매슈 M 캐버나 소장은 불신이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자들 사이에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국제개발처를 폐쇄하고 팬데믹 대응을 담당하던 정부 조직을 대폭 축소했다.

한때 미국에 의존했던 나라들은 이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캐버나 소장은 “미국이 관여하더라도 과거 미국을 ‘선호하는 파트너’로 여겼던 다른 나라들 사이에 새로운 불신이 생겼다”며

“이제 미국은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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