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이하 노조)가 성과급 상한의 영구 폐지라는 제도적 틀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측이 경쟁사 이상의 특별 포상안과 개선된 복지 패키지를 제안했음에도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위한 골든타임에 노조가 실질적인 임직원 혜택보다 형식적인 명분 쌓기에 매몰돼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 뉴스1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25일부터 3일간 이어진 집중 교섭을 27일부로 일시 중단했다. 사측은 교섭에서 반도체(DS) 부문 임직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전례 없는 보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존의 보상 체계를 허물고, 성과급 상한선인 연봉의 50%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 포상’ 제도를 전격 제안하며 협상 타결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사측은 DS부문이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기 위해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투입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는 임직원 수가 경쟁사보다 많은 구조적 특성을 고려해, 실제 수령액이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도록 배려한 사측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또한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에도 경영성과 개선 시 최대 75%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안을 함께 제시했다.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특정 사업부가 소외되지 않도록 전사적인 보상 균형을 맞추려는 의지다.
복지 패키지 역시 임직원의 실질적인 삶의 질과 직결되는 실무적인 혜택을 제안했다. 최근 3년 평균 인상률을 크게 웃도는 6.2%의 임금 인상률을 비롯해 최대 5억원의 주거안정 지원 제도, 최대 5배 상향된 출산경조금 등이다.
하지만 노조는 이런 실질적인 혜택 확대보다 ‘성과급 상한의 영구적 폐지’라는 형식적 틀을 바꾸는 데만 집착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사업부별로 배분하는 방식의 제도화를 요구하며, 회사가 제시한 즉각적인 보상 솔루션을 사실상 거부한 상태다.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배분 방식을 2025년 성과급 지급률에 도입할 경우 오히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직원들에게 막대한 불이익이 돌아간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실제 시뮬레이션 결과 노조안을 적용하면 기존 제도에서 47%를 받았던 해당 사업부의 지급률이 11%로 급락해 부서 간 형평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의 이 같은 경직된 태도로 7만명에 달하는 임직원이 기대했던 복지 혜택과 임금 인상분은 증발할 위기에 처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보다 제도 변경이라는 상징적 명분에만 매몰된 노조의 행태가 결국 조합원 전체의 실익을 갉아먹다는 지적이 고개를 든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 주도권 탈환 등 사활을 건 기술 경쟁을 벌이는 ‘골든 타임’에 노조가 기업 경영의 유연성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격화되는 엄중한 시기에 노조의 몽니가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교섭 중단과 관련해 “임금협상이 빠른 시일 내에 타결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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