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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어느새 지역사회에 스며든 교회가 되다

어느 인공지능(AI)은 우리 교회를 가리켜 '지역과 함께 살아가는 교회, 공공성을 강조하는 마을형 교회'라고 한 줄로 정리하고 있다. 우리 교회는 글로컬(Glocal) 교회의 한 작은 실험장으로 필자는 마을목회 또는 사회목회를...

어느새 지역사회에 스며든 교회가 되다

어느새 지역사회에 스며든 교회가 되다

[ 논설위원칼럼 ]

김영철 목사

2026년 04월 06일(월) 15:58

필자가 서울관악노회 월드비전교회에 부임하던 당시 우리 교회는 지역사회와 별다른 접점이 없었던 교회였다. 1960년대 후반 도시화가 시작되던 무렵 어려웠던 시대에 교회를 개척하여 하나의 교회로 든든히 세워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터이니 교회와 지역사회가 특별한 소통을 하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2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필자는 교회 이름을 개명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가 성숙되어 있었기에 교회 명칭을 '월드비전교회'로 변경했다. 그런데 우리 교회 이름 속에는 한자가 있다. 바로 '비전(vision, 秘傳)'이었다. 흔히 비전을 영어로만 이해하기 쉬운데 우리는 한자를 병행하면서 그 의미를 '하늘의 비밀(秘, 하나님의 사랑=예수님)을 월드(우리 동네 골목골목, 상가 1, 2, 3층 등 구석구석 그리고 지역과 서울과 대한민국을 비롯한 온 세계), 곧 온누리에 전(傳)하는 교회'라고 부여하였다. 그리고 끊임없이 그 의미를 성도들에게 의식화하니 교인들이 우리 교회가 터를 잡고 세워진 우리 지역과의 소통 · 연대 · 협력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되고 또 그렇게 교회가 사역하는 모든 활동 등에 기꺼이 기쁨으로 참여하고 협력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교회의 고유한 목적을 담은 교회 이름에 부응하는 교회로 발돋움해 갈 수 있었다. 오늘처럼 목회 환경이 이렇게 어려운 때에 목회의 나눔을 통하여 모든 교회들이 함께 건강하게 세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이 필자의 바람이다.

월드비전교회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역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실로 다양하게 실시해 왔다. 아울러 다층적으로 실시해 왔다. 지역의 어려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취약계층(독거 어르신 등)뿐만 아니라 지역의 119 안전센터 등 여러 공공기관 종사자들을 다방면으로 섬기면서 동시에 지역사회의 인플루언서라고 할 수 있는 수십 개의 직능단체 대표들, 주민자치회 위원들과도 교류의 폭을 넓혀 왔다. 담임목사인 필자는 주민자치회 위원과 고문으로 직접 지역사회 현장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자칭 사회목회를 실험해 보기도 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하여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그분들의 불편한 인식들이 너무나 많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심지어 대부분 불신자인 그분들이 목회자의 경조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교회 행사에도 참여하여 축하는 물론 기쁨을 함께 나누는 관계로 발전했다.

우리 교회의 지역사회 섬김의 절정은 2011년 서울 우면산 산사태 및 도림천 범람 당시 우리 지역이 심각한 수재를 겪은 일이 있었는데, 그 당시 우리교회당은 민관군(民官軍) 종합상황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많은 지역주민들이 1~2개월 동안 교회에서 숙식을 한 일이다. 그 후에도 몇 차례 수재가 날 때 비슷한 사역을 감당했다. 이 일 이후 우리 구와 동 등 관공서와 지역 주민들에게 우리 교회는 피난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런 친밀한 상호관계는 드디어 새 성전 신축 후 교회당이 우리 지역사회의 공공적 공간(공공재)으로 자리 잡아 매주 10개 이상 지역 주민(학생)들의 팀들이 회의 · 운동 · 문화 활동 등으로 교회 공간을 활용하는 지역사회 사랑방이 됐다. 그리고 3년 전부터 새해가 되면 연초에 서울 관악구와 신림동의 지역 지도자 100여 분을 초청하여 신년하례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교회의 사역과 제반 활동은 교회와 지역사회가 소통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통로가 되고 장이 되고 있으며, 교회가 지역사회 속에서 이미지 제고와 신뢰 증진은 물론 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는 결과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다.

20년 이상 동안 지속적으로 다층적이고, 다양한 지역사회 섬김을 진행하는 사이 우리 교회는 어느덧 마을공동체 생활의 가장 핵심적인 중심이 되고 어느새 지역사회에 스며든 교회가 됐다. 한마디로 교회는 지역사회와 분리되거나 괴리되지 않고 한 공동체가 되었다. 어느 인공지능(AI)은 우리 교회를 가리켜 '지역과 함께 살아가는 교회, 공공성을 강조하는 마을형 교회'라고 한 줄로 정리하고 있다. 우리 교회는 글로컬(Glocal) 교회의 한 작은 실험장으로 필자는 마을목회 또는 사회목회를 계속하여 더욱 심화시키기를 소망한다. 지역 주민을 환대하며, 온전히, 지속적으로 섬기는 교회, 이것이 교회가 지역사회 속에서 더욱 뿌리내리고 또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길임을 확신한다.

세계적인 교회 전문가 톰 레이너(Thom S. Rainer)의 '동네 교회가 살아난다(두란노, 2026)'의 제일 마지막 장의 제목이 '오늘도 기꺼이, 아낌없이 나를 내어드릴 때 교회 부흥은 시작된다'이다. 월드비전교회는 오늘뿐만 아니라 대를 이어 계속하여 기꺼이, 아낌없이 모든 것을 지역과 세상에 내어드리기를 기도한다.

김영철 목사 / 월드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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