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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어느날 갑자기 경찰이 불심검문한다면…거부할 수 있을까 [질문+]

이번 법테크에선 이 질문을 풀어봤다. 때 이른 더위에 벌써부터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더운 날씨에는 양복 정장이 매우 불편하다. 필자 역시 더운 날이면 양복을 벗고 반바지에 티셔츠를...

어느날 갑자기 경찰이 불심검문한다면…거부할 수 있을까 [질문+]

더스쿠프 원초적 질문

일상에 필요한 法테크 | 불심검문

경찰관이 불심검문 요구하면…

직무집행법상 불심검문 가능

불심검문 거부 불법 아니지만

폭력 행사하면 처벌받을 수도…

경찰관이 거동이 수상한 자를 발견했을 때에 그 사람을 정지시켜 질문하는 일을 불심검문이라고 한다. 경찰관은 범죄 예방과 사건 해결을 위해 불심검문을 할 수 있다. 문제는 뜻하지 않게 불심검문이 들어왔을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느냐다. 이번 법테크에선 이 질문을 풀어봤다.

경찰의 불심검문을 거부하는 건 불법이 아니다.[사진|뉴시스]

때 이른 더위에 벌써부터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더운 날씨에는 양복 정장이 매우 불편하다. 필자 역시 더운 날이면 양복을 벗고 반바지에 티셔츠를 갈아입은 채 퇴근하곤 한다.

다만, 필자에겐 '불편한 기억'도 남아 있다. 지난해 어느날 여느 때처럼 반바지를 입고 퇴근하고 있었다. 앞에 한 여성이 걷고 있었지만 유유자적 거리 구경을 하느라 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정복을 입을 두명의 경찰관이 필자를 불러세웠다. "검문을 해야겠으니 신분증을 보여주십시오!" 아마도 경찰관은 필자를 아가씨 뒤를 쫓는 치한으로 오인한 듯했다. 순간 불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법대로 신분증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순간 머리를 스친 질문을 던졌다. "불심검문이라면 응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요?" 과연 답은 무엇일까.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불심검문)에 따르면 경찰관은 다음과 같은 사람이라면 정지시켜 질문을 할 수 있다. "…수상한 거동을 합리적으로 판단해 죄를 범했거나 범하려 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 또는 행해진 범죄나 행해지려는 범죄행위를 안다고 인정되는 자…."

경찰관은 질문하기 위해 인근의 경찰서 등에 동행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당사자는 경찰관의 동행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나아가 형사소송에 관한 법률에 의하지 않고는 신체를 구속당하지 않는다. 의사에 반해 답변을 거부할 수도 있다. 결국 경찰관의 불심검문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찰이 강제적으로 불심검문을 할 수 없다면 '불심검문'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경찰은 불심검문을 할 때 어느 정도의 실력 행사를 할 수 있을까.

대법원의 입장을 살펴보자. "…대상자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 범행의 경중, 범행과의 관련성, 상황의 긴박성, 혐의의 정도, 질문의 필요성 등에 비춰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방법으로 대상자를 정지시킬 수 있고 흉기의 소지 여부도 조사할 수 있다….

이제 사례를 보자. 검문을 하던 경찰관들이 날치기 사건의 범인과 흡사한 인상을 가진 A씨가 자전거를 타고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고 정지를 요구했다. A씨는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경찰관들이 A씨의 앞을 가로막고 소속과 성명을 고지한 후 검문에 협조해 달라고 거듭 말했다.

그런데도 A씨는 불응하고 전진했다. 경찰관들은 A씨를 따라가서 앞을 막고 검문에 응하라고 요구했고, A씨는 경찰관들의 멱살을 잡아 밀치거나 욕설을 하는 등 항의했다. 검사는 A씨를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기소했다.

법원의 판결은 엇갈렸다. 경찰관의 불심검문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1·2심 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결은 달랐다. "범행의 경중, 범행과의 관련성, 상황의 긴박성, 혐의의 정도, 질문의 필요성 등에 비춰볼 때 경찰관들은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봐야 하는데도 경찰관들의 불심검문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결과다."

불심검문이 적법했다는 의미다. 그 결과 A씨에게 공무집행방해 등의 죄를 적용했다. 경찰관의 불심검문을 당하면 불쾌할 수 있다. 필자도 그랬다. 다만, 불심검문을 당했을 때 그 이유를 차분히 물어보고 합당하지 않다면 '거절하는' 것도 괜찮다. 이 또한 삶의 지혜다.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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