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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양준서의 정조준] 하정우 '주식 파킹' 의혹...'업계 관행'인가, 이해충...

표면상 쟁점은 하 후보가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 주식 4,444주를 주당 100원에 넘긴 거래다. 그러나 논란의... 이에 대해 하 후보와 업스테이지 측은 "스타트업의 통상적인 베스팅 계약에 따른 정상적인 반환"이라고...

[양준서의 정조준] 하정우 '주식 파킹' 의혹...'업계 관행'인가, 이해충...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업스테이지 주식 처분 논란이 선거판의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표면상 쟁점은 하 후보가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 주식 4,444주를 주당 100원에 넘긴 거래다. 그러나 논란의 본질은 단순한 ‘헐값 매각’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하 후보가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재직하던 시기, 자신이 주식을 보유한 회사가 정부 주도 AI 국책사업에 선정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19일 오전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부산 AI기업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6.5.19. [사진=연합뉴스]

의혹은 한동훈 후보 측에서 제기됐다. 한 후보가 소속된 법무법인 다함의 홍종기 대표변호사는 하 후보가 AI수석 임명 직후 업스테이지 주식 4,444주를 주당 100원에 개인에게 넘긴 사실을 문제 삼았다. 홍 변호사는 같은 시기 업스테이지 우선주 발행가와 장외 거래가를 거론하며, 시장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의 거래라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하 후보가 공직 재직 중 주식을 잠시 타인에게 맡겨둔 뒤 나중에 되찾으려 한 이른바 ‘주식 파킹’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하 후보와 업스테이지 측은 “스타트업의 통상적인 베스팅 계약에 따른 정상적인 반환”이라고 반박했다. 여기서 등장하는 핵심 용어가 바로 베스팅(Vesting) 이다.

베스팅은 스타트업에서 창업자, 임직원, 고문, 초기 기여자 등에게 주식이나 스톡옵션을 줄 때 자주 쓰는 장치를 말한다. 주식을 한꺼번에 완전히 소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회사에 머물거나 기여해야 권리가 단계적으로 확정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3년 거치, 3년 분할’ 구조라면 처음 3년 동안은 권리가 확정되지 않다가, 그 이후 3년에 걸쳐 일정 비율씩 주식 권리가 확정된다. 중간에 회사를 떠나거나 계약상 역할이 종료되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주식은 회사나 기존 주주에게 액면가 등 약정된 가격으로 반환되는 구조가 붙는 경우가 많다.

업스테이지 측 설명도 이 구조와 맞닿아 있다. 업스테이지는 하 후보가 2021년 AI 교육 사업 관련 비상근 자문 역할을 맡았고, 그 대가로 액면가 기준 1만 주를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이 주식에는 6년 의무보유 조건이 붙어 있었고, 최소 3년이 지난 뒤 이후 3년간 비례해 소유권이 확정되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확정분 5,556주는 백지신탁했고, 아직 권리가 확정되지 않은 4,444주는 주주간계약에 따라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에게 주당 100원에 반환됐다는 설명이다.

이 설명만 놓고 보면, 주당 100원이라는 가격 자체만으로 곧바로 ‘주식 파킹’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베스팅 계약상 아직 권리가 확정되지 않은 주식이라면, 시장가가 아니라 애초 약정한 액면가로 반환되는 구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병묵 평론가도 이 대목에 대해서는 “베스팅 계약이라는 것은 일단 맞는 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 평론가는 이 논란이 해소되려면 계약서 공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약서 공개하면 깔끔하다”고 했다. 하 후보 측이 말하는 3년 거치·3년 분할 베스팅 계약이 실제로 어떤 조항으로 돼 있는지, 미확정 주식의 반환 주체가 누구인지, 하 후보가 향후 되찾을 수 없는 구조인지가 문서로 확인돼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의문이 남는 대목은 반환 대상이다. 하 후보 측은 처음에 잔여 지분을 “회사에 액면가로 매각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업스테이지 측 설명에 따르면 실제 반환 대상은 회사가 아니라 김성훈 대표 개인이다. 업스테이지는 계약상 의무보유기간 미충족 주식은 대표 또는 대표가 지정하는 사람에게 자동 반환되며, 반환 주식은 인재 채용과 직원 보상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계약에 명기돼 있다고 밝혔다.

더 큰 쟁점은 ‘선정 과정’이다. 하 후보가 AI수석으로 재직하던 시기, 자신이 주식을 보유한 업스테이지가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 참여기업으로 선정됐다. 문제는 하 후보가 이 과정에 직접 관여했는지, 아니면 AI 정책 컨트롤타워라는 지위에서 직·간접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있었는지다.

하 후보는 지난해 6월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됐다. 업스테이지는 그 뒤에 ‘독파모’ 사업 참여기업으로 선정됐다. 그리고 하 후보의 잔여 주식 4,444주 처분은 그 직후 이뤄졌다. 하 후보가 AI수석으로 재직하면서 업스테이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 회사가 국책사업 참여자로 선정된 뒤 주식 정리 절차가 진행됐다는 점은 팩트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 후보 측은 이 부분에 대해 “AI수석실은 국가 AI 정책의 큰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관일 뿐, 개별 사업의 업체 선정 등 집행 과정에는 관여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또 해당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전문심사위원단 평가를 거쳐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해명만으로 유권자들이 납득하기는 쉽지 않다. AI수석실은 이재명 정부의 AI 정책 컨트롤타워로 신설된 조직이다. 그런 자리에 있던 인사가 AI 기업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해당 기업이 정부 AI 국책사업에 선정됐다면 실제 개입 여부와 별개로 이해충돌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해도 영향력 미치는 방법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제도상 직접 심사 라인에 없었다는 설명과,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직·간접 영향력이 전혀 없었다는 설명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후 업스테이지가 국민성장펀드로부터 5,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로 한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열린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서 업스테이지에 대한 5,600억 원 규모의 직접 지분투자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투자 자체가 곧바로 하 후보와 연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업스테이지가 정부 AI 정책과 재정·금융 지원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부상한 것은 분명하다.

결국 하 후보가 풀어야 할 의문은 세 가지다. 첫째, 2021년 체결했다는 베스팅 계약서에 실제로 어떤 반환 조항이 있었는가. 둘째, 반환 주식은 왜 회사가 아니라 대표 개인에게 넘어갔으며, 그 주식이 하 후보에게 다시 돌아갈 가능성은 완전히 차단돼 있는가. 셋째, AI수석 취임 이후 업스테이지가 독파모 사업에 선정되는 과정에서 하 후보가 어떤 직무회피 조치를 했고, 관련 보고나 의사결정 라인에서 어떻게 배제됐는가이다.

하 후보와 업스테이지 측이 말하듯 이번 거래가 정상적인 스타트업 계약 이행이었다면, 이를 입증할 자료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반대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모르는 억지 주장”이라는 반박만으로는 고위공직자의 이해충돌 의혹을 덮기 어렵다.

유권자가 묻는 것은 베스팅이라는 낯선 용어의 뜻만이 아니다. AI 정책의 최고 컨트롤타워에 있던 인사가, 자신이 주식을 가진 회사가 국책사업 수혜자가 되는 동안 충분히 투명했느냐는 질문이다.

더욱이 하 후보가 ‘업계 관행’이었다고 주장하는 부분과 관련해,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업계 관행이 아니라 매우 비정상이다"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20일 자신의 SNS에 "네이버 AI담당자 하정우 후보가 경쟁사 업스테이지 주식받고 업스테이지 위해 일한 것은 '삼성전자 휴대폰 개발 담당자가 애플 주식 받고 애플 위해 일한 것'과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 후보는 "그런 '양다리'가 하정우 후보가 말하는 국민들은 무식해서 모르는 '업계 관행' 맞느냐"며 "네이버 주주들이 하정우 후보 양다리 허락했느냐"고 꼬집었다.

또한 "하 후보가 주식 받고 일해주던 업스테이지 독파모 선정과 5600억 몰아주기는 '법무장관 소속 로펌에 국가소송 몰아주는 것'과 같은데, 그것도 하정우 후보가 말하는 국민들은 무식해서 모르는 '업계 관행' 맞느냐"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스타트업 베스팅 제도를 아느냐 모르느냐가 아니다. 고위공직자가 AI 정책 컨트롤타워에 있으면서 이해관계 기업 주식을 보유했고, 그 기업이 정부 AI 사업과 정책금융의 주요 수혜 기업으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하 후보가 의혹을 해소하려면 “업계 관행”이라는 설명을 넘어 계약서, 백지신탁·반환 내역, 직무회피 조치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당 100원 반환의 정상성은 계약서 공개를 통해 입증돼야하고, 공직자의 이해충돌 의혹은 문서상 해명을 통해 해소할 문제이다.

양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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