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난에 CXMT 등과 거래 추진
미국의 블랙리스트 포함돼 논란
외신 “팀 쿡, 정부에 협조 요청”
저가 공세로 시장 영향 줄 수도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 속에 애플이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창신메모리(CXMT)·양쯔메모리(YMTC)로부터 칩을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산 메모리가 애플 공급망에 진입할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강이 주도해온 글로벌 반도체 산업 판도에 변화가 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1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 CXMT, YMTC로부터 칩을 구매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기기에 한정해 중국산 메모리 칩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중국 업체들과의 잠재적 거래로 인한 정치적 부담을 줄여달라’는 요청까지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CXMT와 YMTC는 최근 미 국방부가 지정한 ‘군사기업(1260H)’에 올랐다. YMTC는 2022년부터 미 상무부 제재 명단(entity list)에도 포함돼 있다.
애플이 미국 정부의 대중국 견제 기조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칩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인공지능(AI) 서버나 고성능컴퓨팅(HPC)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주력하면서 모바일·PC용 칩 물량이 크게 줄어, 애플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메모리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애플의 중국산 칩 구매 추진 행보는 대중국 기술 견제 강화를 지지하는 미 정치권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브라이언 매스트 하원 외교위원장(공화당)은 “(애플의 중국산 칩 구매를) 허용하는 것은 공급망 안전과 AI 군비경쟁 승리라는 대통령의 의제를 해칠 것”이라고 밝혔다.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도 “애플이 블랙리스트에 속한 중국산 칩을 사용하는 것은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주주가치와 고객 개인정보, 미국 안보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애플은 2022년에도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에 YMTC 칩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미 행정부의 대중국 기술 규제 강화 기조와 미 정치권 반발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다.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애플 공급망에 정식으로 편입될 경우에는 반도체 업계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애플의 3대 메모리 공급업체가 중국 기업들까지 포함해 5곳으로 늘어나면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가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휴대폰 업체들의 메모리 자급률이 상당한 상황에서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애플에도 공급하게 되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추격 속도를 더욱 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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