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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알레르기로 힘든 아이들, 배움까지 힘들어선 안돼

배움에는 생각보다 많은 장벽이 있다. 밤새 가려움에 뒤척이는 아이가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도 쉽게 잠들지 못한다. 아침이 오면 아이는 피곤한 몸을 일으켜 다시 학교로 향한다.

알레르기로 힘든 아이들, 배움까지 힘들어선 안돼

홍성우 울산광역시의회 부의장

배움에는 생각보다 많은 장벽이 있다. 밤새 가려움에 뒤척이는 아이가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도 쉽게 잠들지 못한다. 아침이 오면 아이는 피곤한 몸을 일으켜 다시 학교로 향한다. 어떤 아이는 쉴 새 없이 흐르는 콧물과 재채기를 참으며 수업을 듣고, 또 어떤 아이는 숨이 차오를까 친구들과 마음껏 뛰지 못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증상이 알레르기질환을 겪는 아이에게는 평범한 하루를 힘들게 만드는 장벽이 된다.

학교에 간다고 불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식품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먹는 급식 앞에서도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 있는지 먼저 살핀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아이는 수업 중 가려움을 참아보지만 어느새 손은 다시 피부로 향한다. 친구들이 운동장을 뛰어다닐 때면 땀이 흘린 뒤 더 가려울까 망설이고, 붉어진 피부를 누가 볼까 소매를 한 번 더 내려본다. 그렇게 작은 증상 하나가 아이의 수면과 배움, 마음과 친구관계까지 조금씩 흔들어 놓는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적지 않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중·고등학생의 아토피피부염 의사진단 경험률은 전국 20.1%, 울산 19.7%로 학생 5명 중 1명꼴이다. 천식은 전국과 울산 모두 5.1%, 알레르기비염은 전국 37%, 울산 36.2%였다. 이제 알레르기질환은 일부 학생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물론 치료와 건강관리에는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아픈 아이에게도 학교는 친구를 만나고, 함께 밥을 먹고, 운동장을 뛰며 하루하루 자라나는 곳이다. 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아이가 친구들보다 한 걸음 뒤에 서게 해서는 안 된다. 학교와 지역사회도 함께 손을 내밀어야 하는 이유다.

울산에서는 현재 보건소와 연계해 유치원 31곳, 초등학교 7곳, 중학교 1곳 등 총 39곳의 아토피·천식 안심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알레르기질환 학생을 파악·관리하고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며 예방·관리 교육과 상담도 제공한다. 아이의 질환과 증상을 미리 알고 살펴주는 어른이 학교에 있다는 것은 아이와 부모에게 큰 안심이 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안심학교는 2008년 18개소에서 2025년 4,296개소로 늘었다. 울산에서도 더 많은 학교가 참여하도록 지원하고 학교급별 사각지대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천식이나 식품알레르기 등 응급상황에 대한 교직원의 대응 역량을 높이고, 학교와 가정, 보건기관이 함께 아이를 살피는 촘촘한 연결망도 필요하다.

질환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중요하다. 피부를 긁는 아이에게 "긁지 마"라고 말하기 전에 그 가려움을 헤아리고, 알레르기비염으로 코를 훌쩍이거나 천식 때문에 체육활동을 쉬는 아이를 유난스럽게 바라보지 않아야 한다. 무심코 던진 말과 시선이 아이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아프다는 이유로 눈치 보거나 움츠러들지 않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 차원의 전문적인 지원 기반도 필요하다.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는 알레르기질환의 교육·상담을 지원하는 전문기관이다. 2026년 현재 전국 17개 시·도 중 10개 지역에서 11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울산에는 아직 없다. 인근 부산과 경남에서도 운영되는 만큼 울산도 시와 교육청이 협력해 설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방·관리와 관계기관 협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조례 제정 등 제도적 기반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아이에게 학교는 아픔을 참고 견뎌야 하는 곳이 아니라 안심하고 배우는 곳이어야 한다. 가려움 때문에 수업을 놓치지 않고, 재채기 때문에 눈치를 보지 않으며, 숨이 찰까 두려워 친구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지 않아도 되어야 한다. 아픈 아이가 자신의 질환을 설명해야만 배려받는 것이 아니라, 먼저 알아봐 주고 자연스럽게 손을 내미는 학교였으면 한다.

알레르기질환이 아이들의 배움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겪는 작은 불편을 먼저 알아보고, 그 장벽을 하나씩 낮춰주는 것. 모든 아이가 아픈 날에도 안심하고 학교에 와서 친구들과 함께 배우고 웃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아이들의 건강을 살펴야 하는 이유이며, 모든 아이의 배움을 지켜주는 교육의 또 다른 역할이다.  홍성우 울산광역시의회 부의장

홍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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