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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심근경색 후 장기 복용 베타차단제…일부 환자 중단 근거 재확

심근경색 치료 후 심장 기능이 안정된 일부 환자는 베타차단제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치료를 지속한 환자보다 예후가 나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심부전이나 부정맥 등이 있는 환자는 베타차단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약물 중단은 반드시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심근경색 후 장기 복용 베타차단제…일부 환자 중단 근거 재확

한주용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심근경색 치료 후 심장 기능이 안정된 일부 환자는 베타차단제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치료를 지속한 환자보다 예후가 나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심부전이나 부정맥 등이 있는 환자는 베타차단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약물 중단은 반드시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한주용·최기홍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와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연구팀은 프랑스 파리공공의료원(AP-HP) 산하 소르본대학교 피티에-살페트리에르병원의 조안 실뱅 교수 연구팀과 진행한 공동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발표했다고 31일 밝혔다.

베타차단제는 심장 박동을 늦추고 혈압을 낮춰 심근경색 환자의 심장 부담을 줄이는 약이다. 과거에는 심근경색 환자가 장기간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스텐트 시술 등 심근경색 치료법이 발전하면서 심장 기능이 회복된 환자에게도 베타차단제를 계속 투여해야 하는지를 두고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한국에서 진행된 ‘SMART-DECISION’ 연구와 프랑스의 ‘ABYSS’ 연구를 통합해 분석했다. 대상은 심근경색 발생 후 6개월 이상 지났고 좌심실박출률이 40% 이상이며, 심부전이나 베타차단제를 복용해야 할 다른 질환이 없는 환자 6238명이다.

연구팀은 이들을 베타차단제 치료 중단군 3092명과 치료 지속군 3146명으로 나눠 중앙값 3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심근경색, 뇌졸중 또는 심혈관 관련 입원을 합친 일차 평가 지표 발생률은 치료 중단군 17.2%, 치료 지속군 15.9%였다. 통합 분석 결과 치료 중단은 지속 치료와 비교해 사전에 설정한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심근경색 또는 심부전 입원을 살펴본 주요 이차 평가 지표에서도 치료 중단군은 6.5%, 치료 지속군은 6.4%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한 국내 연구의 연장선이다. 당시 국내 25개 병원이 참여한 SMART-DECISION 연구에서도 심근경색 후 심장 기능이 안정된 환자에게 베타차단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지속 치료보다 열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에서 진행된 ABYSS 연구는 앞서 베타차단제 중단의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해 두 연구의 결과가 엇갈렸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진행된 무작위 임상시험의 환자 데이터를 통합해 6000명 이상을 분석함으로써 장기 복용 중단의 근거를 보완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향후 심근경색 환자의 상태에 따라 베타차단제 처방을 재검토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기홍 교수는 “과거에는 심근경색 치료가 쉽지 않았던 탓에 베타차단제를 평생 복용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최근에는 스텐트 등 치료 방법이 개선되면서 심근경색 후 심장 기능이 회복해 안정적인 환자가 늘었다. 이런 환자에게 불필요한 약을 중단시킬 수 있으면 그만큼 환자 부담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한주용 교수는 “이번 대규모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심근경색 후 환자가 안정적이라면 베타차단제를 중단해도 된다는 치료 표준을 만드는 데 한 발 더 다가섰다”며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에 따라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약을 쓰는 문화를 만드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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