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 매출(133조원)과 영업이익(57조 2000억원)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1월말 이후 국내 주식을 총 54조원이나 팔아치웠으며, 그중 86%에 달하는 49조원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2월 초 51.62%에서 지난 10일 48.65%로 축소됐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축소된 것과 관련, 외국인들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국면에서 실적‧주가 변동성이 크고, 코스피 시장에서 비중이 과도하게 커진 삼성전자의 비중을 우선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왜 죄 없는(?) 반도체를 미워하나’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2월말 이후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도는 (중동)전쟁 영향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코스피 시장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전쟁 직전까지 상승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허재환 연구원은 “전쟁 후에도 외국인들의 반도체 업종 매도에는 크게 세 가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적 변동성이 높은 점을 첫 번째 사유로 꼽았다.
허 연구원은 “외국인 지분율이 70%가 넘는 TSMC, 그리고 삼성전자의 매출‧영업이익을 비교해 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증가율의 변동성(표준편차)는 TSMC의 10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같은 반도체 업종이라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TSMC보다 영업이익 변동성이 큰 삼성전자를 더 고위험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허 연구원은 두 번째 사유로 주가 변동성을 지목했다.
허 연구원은 “반도체 시가총액 비중이 40%를 넘어선 1월말 이후 외국인 지분율이 떨어졌는데, 이는 반도체 업종의 편중이 심해진 가운데 변동성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주가 상승에도 변동성이 높아져, 위험 대비 수익률 기준으로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이는 반도체 주가가 시장보다 더 크게 출렁이는 업종이라는 의미다. 코스피 지수가 1% 오르면 반도체 주가는 1%보다 더 오를 수 있고, 반대로 코스피가 1% 내리면 반도체는 더 크게 빠지는 등 상승폭도 크지만 하락폭도 크다는 것.
외국인 투자자(특히 대형 펀드나 기관)는 단순히 수익률이 높은 주식만 쫓지 않는다. 펀드 전체의 안정성(리스크 관리)을 중요하게 판단하는데, 반도체 업종 비중이 코스피 시장의 40%를 넘어설 정도로 커지게 되면, 외국인 입장에선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반도체 업종 하나에 ‘몰빵’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게 된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다시 말해 다양한 바구니에 계란을 나눠 담기 위해 반도체 주식을 팔아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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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을 꼽았다.
허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는 정부 지원에 의한 자국 시장 성장 영향”이라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존재감이 없던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8~10%로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업종을 팔아치우는 이유를 ▶실적 변동성 ▶주가 변동성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 등 세 가지로 진단한 허 연구원은 “그러나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도 압력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협상이 무산됨에 따라 베타(변동성)가 높은 업종에 대한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외국인 투자가들의 반도체 업종 지분율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낮아(48%) 추가 매도 압력은 진정될 가능성이 높고, 또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에 의한 국내 수급의 힘도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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