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총재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서 밝혀
“매파·비둘기파 이분법 동의 안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내 경제의 물가 상방 압력과 경기 하방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고 했다. 신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높아진 유가와 환율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추경이 하방 압력을 일부 완화하겠지만 한국은행의 본연의 책무인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을 도모하고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도록 면밀히 점검하고 다양한 경제 주체들과 폭넓게 소통하면서 유연히 대응하겠다”라고 했다.
신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지난 2월 말 발발한 중동 전쟁으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열렸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3월 수출입물가 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16.1% 급등하며 1998년 외환 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그는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관건은 일시적으로 올라간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충격이 완화해 다시 목표치까지 갈지 여부”라며 “충격이 오래 지속되면 지속될 수록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신 후보자는 “인구구조 변화, 양극화와 불균형 심화, 높은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수준 등이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고 디지털 기술 발전과 AI 혁신 속에서 더 도약시켜야 하는 도전 과제도 앞에 놓여 있다”며 “이같이 엄중한 상황에서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구조개혁 시리즈’ 등 한은의 역할 확대 기조도 이어갈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중장기 과제에 대해선 심도 있게 연구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정책 제언도 하겠다”며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은 중앙은행의 전통적 책무에 밀접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구조개혁 과제들을 연구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국제 기관인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으로 일한 경험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원화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외환거래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제고하겠다”고 했다. 이어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통해 중앙은행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와 예금 토큰의 활용도를 높여나가겠다”며 “미래 통화 생태계 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보완적·경쟁적으로 공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프로젝트 한강’이란 한은과 은행들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디지털 예금’ 시범 사업이다.
일부에서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실용적 매파’라는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며 “매파와 비둘기파,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BIS 통화경제국장 시절인 2022년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통화 정책은 늦기보다는 선제적인 것이 낫다”고 밝힌 데 대해 “당시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요국 물가 상승률이 두자릿수로 올라간 상황이었고 그당시엔 선제적 대응이 맞다고 생각했다. 항상 같은 ‘도구’를 쓰기보다는 경제나 금융 상황을 봐서 종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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