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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신축 아파트 선호 확산에…구축단지도 새 단장 바람

서울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아트리치 단지에 외벽 재도장 공사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아트리치 단지에 외벽 재도장 공사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축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구축 단지들이 최근 앞다퉈 외벽 재도장으로 몸값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매수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 잡은 30·40대가 15억 원 이하 구축으로 눈을 돌리며 “외관이 깨끗해야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준공 26년을 넘긴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이문삼성래미안1차’는 외벽을 최신 래미안 컬러로 재도장하고, 동별 출입문도 새것으로 교체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 단지 인근 A중개업소 대표는 “‘래미안 라그란데’와 ‘이문아이파크자이’ 입주 후 이 동네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새 아파트 옆에서 낡아 보이면 바로 비교가 되니까,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단지 전용 84㎡가 지난달 8억 8000만 원에 실거래됐으며 10억 원 이하로 대출도 나오고 아직 저평가라는 인식에 문의가 많다”고 덧붙였다.

같은 생활권인 성북구 석관동의 ‘래미안아트리치’도 지난달 20일부터 외부 재도장 공사와 경관조명 설치, 지하주차장 에폭시 공사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문·장위뉴타운 신축 단지들 사이에 자리한 이 아파트 전용 59㎡는 현재 12억 원대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지난주에만 토지거래허가 신청 3건이 접수됐다.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인근의 ‘청계벽산’도 지난해 가을 외벽 도색을 새로 했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신축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구축으로 수요가 몰리는 흐름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에서 준공 10년 초과 재고 및 구축 아파트 비중은 2022년 64.8%에서 2025년 80.1%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같은 구축이라도 외관이 깨끗한 단지가 먼저 팔린다”는 인식이 단지 관리의 새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경관 조명이나 지하주차장 에폭시 공사 등 공용부 정비까지 함께 추진하는 단지가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건설사들은 브랜드 론칭 이전에 지어진 구축 아파트가 외벽을 새 브랜드로 도색하는 것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브랜드 출범 이전에 건설된 아파트는 원칙적으로 동일 BI(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도색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를 막거나 강제할 방법이 없어 묵인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벽 재도색 자체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장기수선충당금을 활용해 결의하면 가능하다. 다만 건설사 브랜드를 외벽에 표기하는 것은 ‘상표법’상 상표권 침해 소지가 있다. 상표권자의 허락 없이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표시를 사용하는 행위는 상표법 제108조에 따라 침해 행위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위뉴타운 B중개업소 대표는 “중개하다 보면 외관이 깨끗하지 않은 단지는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도색 한 번에 단지 이미지가 달라지니 입주민들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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