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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파업이 반도체 왕좌 뺏는다"

AI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HBM·고용량 D램 확보에 나선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이 납기 지연 우려를 갖기 시작하면 삼성전자 DS가 수년간 공을 들여온 AI 메모리 시장의 신뢰 기반이 한순간에 붕괴될 수...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파업이 반도체 왕좌 뺏는다"

총파업 현실화 기조에 삼성전자 이사회가 직접 나섰다. 노조와 사측의 갈등이 전면 충돌로 치닫는 상황에서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전 임직원에게 이례적인 공개 메시지를 띄웠다.

이사회 의장이 노사 갈등을 정면으로 언급하며 직원들에게 직접 호소한 것은 삼성전자 역사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다.

신 의장은 5일 메시지에서 "국가 기반 산업인 반도체 사업의 본질은 납기 준수와 고객 신뢰"라며 "수백억 달러의 수출 감소와 수십조원의 세수 공백이 뒤따를 것이며, 환율 충격을 통해 국내총생산(GDP)까지 훼손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개발 공백이 발생하는 순간 경쟁사로의 고객 이탈이 시작되고, 한번 무너진 시장 지배력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그는 "지금의 갈등이 최악으로 번질 경우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이번 갈등이 오히려 더 단단한 노사 신뢰의 토대가 되길 바란다"며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한 해법 모색을 촉구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전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5월 말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 창사 56년 역사에서 두 번째 기록이 된다. 지난해 7월 첫 번째 파업 당시에는 전체 노조원의 15% 수준인 약 5000명이 참여하는 데 그쳐 대체 근무로 생산 차질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총파업 예고는 다르다. 이번 파업 참여 인원은 3만~4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전체 노조원의 30~40%에 이르는 규모다. 대체 인력으로 생산 차질을 방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태의 뿌리는 성과급 구조를 둘러싼 노사 간 깨진 신뢰에 있다. 지난 2019년 이재용 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공식 선언한 이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을 중심으로 조합원 수가 빠르게 늘어났다.

이번 2026년 임단협에서는 교섭 결렬과 쟁의권 확보를 거쳐 초기업노조 중심으로 창사 이래 두 번째 총파업을 향해 치닫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임금교섭을 벌였지만 합의 결렬을 선언했다.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핵심 쟁점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지급 기준 개편이다.

노조는 OPI 산정 기준의 불투명성과 협상 인원의 비협조적인 태도을 문제 삼아 왔고 사측은 성과급 상한을 없앨 경우 연구개발 재원과 미래 투자 여력이 줄어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찬성률이 93.1%로 압도적으로 가결되며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했고 지난 4월 23일 평택캠퍼스에서 조합원 4만여명이 참석한 결의대회를 열고 5월 총파업을 공식 예고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단기 생산 차질보다 '공급 신뢰도' 손상을 더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파업의 후폭풍은 삼성전자 내부를 넘어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 HBM4E.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메모리 생산이 고객사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KB증권은 5월 파업이 현실화하면 공급 부족 심화와 칩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HBM·고용량 D램 확보에 나선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이 납기 지연 우려를 갖기 시작하면 삼성전자 DS가 수년간 공을 들여온 AI 메모리 시장의 신뢰 기반이 한순간에 붕괴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신 의장은 메시지를 마무리하며 "경영진과 함께 해법을 찾는 데 이사회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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