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원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가운데)이 5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박병국 대외협력보좌관 임용 추진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배명식기자
신용한 충북도지사가 취임 초기부터 무리한 '보은 인사'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선거를 도왔던 사람들에 대한 '보은'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거나 도덕적 흠결이 있는 사람까지 챙기는 것은 문제라는 목소리가 크다.
김동원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은 5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북도는 도민의 상식과 거리감이 크고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는 박병국 전 경무관의 대외협력보좌관(2급 상당) 내정 인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대외협력보는 충북도를 대표해 중앙정부·국회·주요기관과 소통하는 핵심 보직인 만큼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과 공적 신뢰가 요구되는 자리"라며 "박 전 경무관은 경찰 재직 시절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된 전력이 있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패 전력이 있어도 줄만 잘 서면 고위직에 임명될 수 있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기고 공직사회가 지켜야 할 청렴과 책임의 원칙마저 흔들게 될 것"이라며 "보은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어떠한 기준과 검증 절차를 거쳐 이 같은 인사 결정을 내렸는지 도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시민단체들도 성명을 내 "공직부패 전략이 있는 인사를 고위공직에 임명하는 것은 인사 원칙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정"이라며 인사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박 전 경무관은 경찰대 1기 출신으로 경찰청 대변인실 홍보담당관과 울산지방경찰청 차장(경무관), 주 중국 대사관 참사관 겸 영사 등을 역임했다.
이후 코나아이 부사장 겸 중국법인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상임이사에 임명돼 지역화폐 업무를 맡았다.
2006년 서울지방경찰청 보안1과장 근무 때 전자부품업체 대표로부터 4100만원 상당의 현금과 향응을 받는 등 뇌물혐의로 기소돼 2012년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아 복역 후 2015년 출소했다.
또 박 전 상임이사는 2009년 1월 20일 경찰특공대원 1명과 철거민 5명이 목숨을 잃은 '용산참사'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강력 사건으로 참사 보도를 막으라'는 경찰 홍보지침에 따라 경찰청 수사국이 온라인 여론전을 펼쳤을 당시 경찰청 홍보담당관을 지낸 이력도 있다.
충북도는 이날 입장문을 내 "과거 전력에 대한 엄정한 검증과 함께 중앙행정 경험, 협상 능력과 실질적인 도정 기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공무원 봉급을 추경에 계상해야할 정도로 심각한 재정난을 타개하고 도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인사인지를 기준으로 평가해 주시길 바란다"면서 임용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경찰 신분으로 뇌물을 받았던 인사가 고위 공무직을 맡는 것에 대한 도민들의 의구심이 쉽게 사라질지는 의문이다.
신 지사는 최근 보좌진 6명을 별정직으로 임용했다.
선거 사무소에서 홍보를 맡았던 박명규씨는 오창과학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이사로 채용했다.
도 정무특보로 이재한 인수위 부위원장, 대변인으론 허창원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내정했고 김미숙 인수위 부대변인도 조만간 대변인실 6급 별정직으로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지사는 법적으로 총액 인건비 내에서 신원조회만으로 별정직을 채용할 수 있으며 임명권을 가진 산하기관단체장, 개방형 직위 등도 적지 않다.
원활한 도정 운영을 위해 도지사와 뜻이 맞는 인사를 데려오라는 일종의 배려이자 권리다.
기본 전제는 '자리에 걸맞은 능력이 있어야 한다'이며 이 조차 성립하지 못한다면 잘못된 등용일 뿐이다.
명확한 임용 기준을 밝히고 도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유사한 논란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도지사가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도내 출자·출연기관장들의 퇴임이 올해 말부터 줄줄이 예정된 상태로 후임 인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도지사가 임명할 수 있는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도지사 주변에 있다고 장담할 순 없다"며 "검증 없는 '측근 챙기기'는 자신을 지지한 도민들과 유권자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배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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