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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신규연체 다시 늘었다"…은행권, 중기·신용대출發 건전성 빨간불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한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자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데다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까지 겹치면서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신규연체 다시 늘었다"…은행권, 중기·신용대출發 건전성 빨간불

4월 원화대출 연체율 0.61%…한 달 만에 상승 전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부실 확대…신용대출도 증가세

금리 인하에도 취약차주 부담 여전…하반기 건전성 변수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한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자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데다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까지 겹치면서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61%로 전월 말(0.56%)보다 0.05%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0.57%)과 비교해도 0.04%p 높은 수준이다.

이번 연체율 상승은 단순한 계절적 변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이다. 신규 연체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크게 줄면서 잠재 부실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4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7000억원 감소했다. 통상 분기 말에는 은행들이 부실채권 상각과 매각을 확대하는 만큼 3월 말 대규모 정리 효과가 사라지면서 연체율이 상승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신규연체율 역시 0.12%로 전월보다 높아져 차주의 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기업대출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74%로 전월보다 0.06%p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22%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90%로 뛰어올랐다.

특히 중소법인 연체율은 0.98%까지 상승하며 1%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역시 0.78%로 높아졌다. 내수 부진과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현금흐름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대기업과 달리 자금조달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자영업자 부문의 부실 위험이 향후 은행권 건전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둔화와 소비 회복 지연까지 겹치자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커질 가능성도 나온다.

가계대출 부문에서도 경고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로 전월보다 0.02%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은 0.30%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신용대출 등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 연체율은 0.83%로 0.07%p 상승했다.

이는 최근 신용대출 증가 흐름과도 맞물린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04조9685억원 수준에서 올해 3월 말 104조659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달 말에는 106조5153억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지난 11일 기준 108조1379억원까지 확대되며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택 매입 자금과 생활자금 수요가 신용대출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향후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신용대출 확대가 가계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아직 연체율 수준 자체는 코로나19 이전 장기 평균을 크게 웃돌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고물가·고환율에 따른 실질 구매력 저하와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과 신규연체 발생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을 통해 은행권의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취약차주에 대해서는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연착륙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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