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단편 30편 엄선, 교과서 밖 작품까지 담아 문학 세계의 폭 넓혀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황순원 탄생 111주년을 맞아 그의 문학적 정수를 새롭게 엮은 『황순원 단편 선집』 전 2권이 출간됐다. 이번 선집은 황순원의 생일인 지난달 26일에 맞춰 출간됐다.
▲저자 황순원|학 북스|18,000원
이번 책은 황순원의 친손자 황순신 대표가 조부의 문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한 출판사 ‘학 북스’의 첫 출간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출판사명인 ‘학 북스’는 황순원의 고결한 성품과 대표작 「학」에서 착안해 지었다.
『황순원 단편 선집』은 일부 널리 알려진 작품에 집중돼 있던 기존 독서 경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작가가 남긴 104여 편의 단편 가운데 오늘의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30편을 엄선해 담았다. 「소나기」로 대표되는 익숙한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황순원 문학의 폭과 결을 보다 넓게 보여주려는 기획이다.
수록작 선정에는 소나기마을 김종회 촌장이 협조했고, 202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자인 주수자 소설가와 황순원기념사업회 회장 안영이 실무 전반을 맡았다. 편집과 교정은 장말희가 담당했다.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낸 물리학자 권희민 박사도 발간 취지에 공감해 후원자로 참여했다.
이번 선집은 기존 단편선보다 분량을 대폭 늘려 두 권으로 구성됐다. 특히 황순원 문학을 순수문학의 영역에만 한정해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작품 안에 내재한 사회참여적 성격과 상징적 리얼리즘을 다시 읽어내는 데에도 무게를 둔다.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던 작가의 시선과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함께 조명하려는 구성이다.
주요 수록작으로는 제주 해녀를 주인공으로 삼아 오늘날 페미니즘 서사로도 읽힐 수 있는 「비바리」, 1946년 가을 항쟁 등 해방 직후의 혼란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포착한 「황소들」, 제주 4·3의 비극을 인간 보편의 고통으로 확장한 「가랑비」 등이 포함됐다. 이들 작품은 정치적 편향을 앞세우지 않으면서도 인간에 대한 사랑과 생명 존중, 서정성을 놓지 않는 황순원 문학의 특질을 보여준다.
황순신 학 북스 대표는 “선생님의 귀한 문장들이 세대를 넘어 더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출판사의 문을 열었다”라며 “이번 선집이 황순원이라는 거장의 문학적 유산을 젊은 세대가 새롭게 발견하고 소통하는 가교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Tag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