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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간] 원칙의 문제

현대 법철학의 거장인 저자는 법실증주의의 규칙 중심적 법 설명을 비판하며 법적 판단에서 원칙과 도덕적 가치가 갖는 의미를 치밀하게 논증한다.

[신간] 원칙의 문제

로널드 드워킨 지음/씨아이알/784쪽/4만6천원

현대 법철학의 거장인 저자는 법실증주의의 규칙 중심적 법 설명을 비판하며 법적 판단에서 원칙과 도덕적 가치가 갖는 의미를 치밀하게 논증한다. 책은 법관이 법적 판단을 내릴 때 명시된 법규칙만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공정성·적법절차 등의 원칙과 개인의 권리를 함께 고려한다고 주장한다. 법관의 판단은 단순한 재량의 행사가 아니라 공동체가 공유해 온 정치적·도덕적 원칙을 해석하는 작업이라고 본다.

법과 도덕의 관계, 법적 권리, 사법적 판단, 정치적 평등,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등 현대 사회의 핵심적인 논쟁을 폭넓게 다룬다. 법의 정치적 기반, 법 해석, 자유주의와 정의, 경제적 관점, 역차별, 표현의 자유라는 여섯 가지 쟁점을 따라 논의하며 경제적 효율성과 개인의 권리·정의가 충돌할 때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평등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법과 정책의 경계, 사법부의 역할, 다수결과 소수자의 권리, 평등과 차별, 표현의 자유와 검열, 경제적 효율성과 정의의 관계를 둘러싼 질문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윤리와 법적 규범을 둘러싸고 ‘공정하다’는 것의 의미가 중요한 논쟁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평등, 정의, 차별에 관한 드워킨의 원칙론은 현대 법철학의 핵심 논쟁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사회적 합의가 약해지고 정치적·도덕적 견해의 충돌이 심화될수록 ‘무엇이 옳은가’라는 질문을 단순히 다수의 선택이나 효율성의 문제로 환원할 수 있는지 되묻게 된다.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법과 도덕, 권리와 정의, 자유와 평등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는다. 법학과 철학을 공부하는 연구자와 학생은 물론 헌법과 사법제도, 민주주의와 정의의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현대 법철학의 핵심 논쟁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유채현기자 yc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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