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추천제인가 조직선거인가…전남광주시, 정무부시장 선발 ‘논란’
특정 후보 중심 추천·투표인단 모집 확산…시민투표 공정성 우려
2026년 07월 15일(수) 21:30
전남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정무부시장을 시민추천제로 선발하기로 했지만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추천인단 모집과 시민투표인단 참여를 독려하는 움직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시민추천제’가 아닌 ‘조직선거’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 직후부터 시장 캠프와 인수위원회 인사들이 유력 부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된 데 이어 이들을 중심으로 추천운동까지 이어지면서 사실상 결과가 예견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지역 정치권에서 나온다.
15일 전남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공모가 마감된 가운데 정무부시장 후보로 전날 오후 6시까지 300여 명이 넘는 인사가 추천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지난 10일부터 산업·일자리·경제·노동·첨단주력산업 분야와 시민주권·청년인구정책·보건복지·양성평등 분야 정무부시장 후보를 시민추천 방식으로 접수받았다. 분야별 전문가 1명씩 모두 2명을 선발하며, 시민투표인단을 구성해 서류심사를 거쳐 압축된 후보를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제도 시행과 동시에 홍보전도 본격화됐다. SNS와 단체 대화방에는 전직 행정관료와 시민사회 인사, 지방선거 출마 경력이 있는 인사들의 홍보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으며, 추천 참여와 시민투표인단 등록을 함께 요청하는 글도 확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 당시 경선 투표인단 모집을 연상케 하는 조직적 움직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때문에 추천 건수와 시민투표인단 참여가 조직력에 좌우될 경우 시민 참여 확대라는 제도 본래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320만 시민을 대표하기에는 무작위 추첨된 1000명 규모의 시민투표인단의 대표성이 충분치 않은 데다, 사실상 인사위원회 성격의 시민주권위원회 등이 후보를 압축한 뒤 시민투표를 실시하는 구조여서 ‘시민추천’이라는 제도 취지와 실제 운영 방식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인호 조선대 지방정치연구소장은 “시민은 선거를 통해 시장을 선택하면서 시정 철학을 구현할 정무직 인사권까지 함께 위임한 것인데, 이를 다시 시민추천제로 선발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와 역할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시장과 정치적 철학, 시정 방향을 함께해야 하는 직위인데 시민 인기투표나 조직 경쟁으로 다른 성향의 인사가 선발된다면 일관된 시정 운영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서도 정무직을 시민 공모나 추천 방식으로 선발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현재와 같은 조직화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시민추천제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보여주기식 제도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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