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검사 수사·보완수사권 박탈 ‘지역 시민 공심회’에 기소권
법률 전문성 부족…지역 정치색 반영 땐 ‘권력형 범죄’ 처벌 발목
“공소청, 경찰 수사 통제 공백으로 사건 정치화·핑퐁 심화” 비판도
범여권이 지난 26일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지역 시민으로 구성된 ‘공소심의회(공심회)’가 주요 사건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골자다. 오는 10월 검찰을 공소청으로 개편해 검사의 수사권·보완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면서 기소권까지 제한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공심회가 법률 전문성이 부족하고 정치적 외풍에 흔들릴 수 있어서 권력자의 범죄를 제대로 처벌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범여권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공소제기 여부의 적정성을 심의·의결하고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각 지방법원에 공심회를 둔다”(246조의3)고 규정한다. 부패·경제·성폭력·법왜곡 등 사건의 고소·고발인, 피해자, 피의자와 그 가족이 공심회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거나 공정성이 크게 우려되는 사건’은 공심회가 직권으로 심의 개시가 가능하다. 공심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검사 처분과 다르게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공심회는 현재 검찰이 운영하는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와 유사하다. 다만 수심위 결정의 효력은 권고 수준이지만, 공심위는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강제력을 가졌다. 검사가 불기소 처분을 해도 공심회가 기소를 결정하면 지방법원장은 검사 대신 기소와 재판을 담당할 변호사를 지정해야 한다.
수심위는 검찰의 독점적인 기소권을 견제한다는 목적으로 설계된 제도인데, 비전문가인 시민들이 복잡한 사건을 단기간에 심의하면서 신뢰성 논란이 종종 일었다. 2024년 9월 수심위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에서 불기소를 권고했고 그해 10월 검찰도 이를 따랐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출범한 김건희 특검은 같은 사건을 기소했고, 지난 26일 1심 법원이 유죄로 판단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공심회는 수심위보다 정치적 영향에 더욱 취약해 보인다. 공심회는 각 지방법원 관할 구역 내 만 20세 이상 거주자 100명을 후보로 뽑아 무작위 선정한 위원 9명으로 구성한다. 지역 제한이 없는 수심위와 달리 공심회의 결정에는 영남·호남 등 지역별 정치 성향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이근우 가천대 교수는 “공심회는 ‘시민이 결정했다’는 명분 때문에 기소·불기소의 책임도 묻기 어렵다”며 “피의자가 정치인이라면 자기 고향이나 지역구 공심회로 사건을 끌고 가 기소를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은 공소청 소속 검사에게 수사권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195조에 “수사는 법률에 의해 사법경찰관의 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수행한다”며 “검사 등 공소청 소속 공무원은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또 197조의3에서 수사기관이 검사의 재수사 요청을 이행하지 않은 사건에서도,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배제하고 보완수사 요구만 가능토록 했다. 이에 따라 공소청 검사가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공소청 검사의 요구를 경찰·중수청이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경우 유일한 통제 수단은 공소청 검사장이 각 수사관서에 해당 수사관의 직무배제나 교체를 요구하는 것이다. 196조에 따라 ‘수사인권보호관’도 수사기관에 수사 방식의 변경이나 수사관 징계를 권고할 수 있다. 하지만 공소청이나 수사인권보호관의 통제를 경찰·중수청·공수처가 따르지 않았을 때 제재할 방법은 법안에 없다.
검사의 특별사법경찰 지휘·감독권은 공소청법에 이어 형사소송법에서도 빠졌다. 법안 245조의10을 보면 검사는 특사경 수사에 대해서도 보완수사 요구와 재수사 요청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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