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승계 열쇠 올리브영㊦]‘현금 곳간 확 줄었다’…투자보다 부동산 ‘왜...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시장은 이번 매입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수년 뒤 건물 가치가 상승했을 때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면 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합병 시 유리한 비율을 확보할...

[승계 열쇠 올리브영㊦]‘현금 곳간 확 줄었다’…투자보다 부동산 ‘왜...

용산구 건물 매입에 비유동자산 2배 급증

현금및현금성자산 3330억→324억원 ‘급감’

이례적 부동산 투자, 수년 뒤 합병 포석 예상도

[아시아타임즈=이하영 기자]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 지난해 6000억원대에 매입한 용산구 건물이 향후 CJ지주와의 합병 비율 산정의 열쇠가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CJ올리브영이 66개 K뷰티 브랜드들과 함께 꾸린 'KCON LA 2025' 올리브영 부스가 현지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모습. (사진=CJ올리브영)

5일 올리브영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5조8539억원으로 전년(4조7935억원) 대비 약 22%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4년(5993억원) 대비 22.3% 성장한 7328억원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불과 3년 전 매출이 2조780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업 규모가 2배 이상 커진 셈이다.

문제는 화려한 외형 성장과 대조되는 내실 지표다.

전년대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924억원에서 9198억원으로 16%가량 증가했다. 22%에 달하는 영업이익 성장세와 유사하게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330억원에서 324억원으로 10분의 1 토막이 났고, 부채비율은 127%에서 159%로 증가했다. 이자비용도 1억원 미만에서 67억원으로 급증했다. 벌어들인 돈은 많지만 곳간은 비어 있는 형국이다.

이는 지난해 신규 취득한 KDB생명타워 영향으로 분석된다. 감사보고서 주석에는 구체적인 취득 금액이 명시되지 않았으나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DB생명타워는 67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실제 보고서상 3894억원의 ‘투자부동산’이 신규 인식됐고, 유형자산 내 토지와 건물 항목이 2501억원에서 6035억원으로 폭증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로 인해 비유동자산 규모는 2024년 4325억원에서 지난해 8445억원으로 2배 수준까지 불어났다. 사옥 매입에 가용 현금을 집중 투입한 결과다.

모자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차입도 늘렸다. 전년에는 없던 단기차입금 1400억원과 장기차입금 378억원(총 1778억원)이 발생하며 이자 발생 부채 규모가 커졌다. 이에 일시적인 유동성 경색을 막고자 임차보증금 반환채권 약 3040억원을 유동화하여 현금 유출 부담을 분산시켰다. 9000억원을 상회하는 본업의 강력한 현금 창출 능력이 현금 고갈 상태인 올리브영의 유동성 우려를 방어하는 버팀목인 셈이다.

7000억원에 육박하는 건물 매입의 정당성에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올리브영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에 사업과 직접 관련 없는 빌딩에 거액을 묶어두는 것은 투자 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KDB생명타워 인근 개발호재 지역. ‘양동구역 제4-2·7지구 재개발사업’(좌)과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시장은 이번 매입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수년 뒤 건물 가치가 상승했을 때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면 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합병 시 유리한 비율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2025년말 기준 올리브영 지분 중 11.4%를 이선호 CJ그룹 미래기획그룹장이 보유하고 있다. CJ지주와 올리브영 합병시 합병 비율에 따라 후계자로 지목되는 이 그룹장의 지주사 지분율도 달라질 수 있다.

KDB생명타워 인근에는 향후 5년 내 호재도 많다. KDB생명타워 인근은 2029년 6월 완공 예정인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과 2030년 마무리될 ‘양동구역 제4-2·7지구 재개발사업’ 등이 예정돼 있다. 2030년 이후부터 인근 부동산 가격 급등이 예상되는 이유다. 실제 롯데관광개발은 자산 재평가를 통해 부채비율을 2591%에서 320%까지 대폭 낮춘 바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들도 이 같은 시나리오에 힘을 싣는다. 한 관계자는 “상장사였다면 고정자산에 자금을 묶어 투자 여력을 줄이는 결정에 주주들의 반발이 컸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시가로 매입했기에 단기적인 재평가 효과는 낮겠지만, 수년 뒤 인근 개발 호재를 노리고 매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사옥 취득은 사업 확장에 따른 안정적 거점 확보와 미래 성장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