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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가운데 추가 상승과 되돌림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최근 외환시장에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낯선 용어지만, 환율이 급등하거나 외국인 자금이 흔들릴 때마다 함께 움직이는 지표다. CDS는 국가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드는 일종의 ‘보험료’로, 이 수치가 오르면 해당 국가를 바라보는 시장의 불안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월 말 한국 시장도 이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기준 한국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33.84bp(1bp=0.01%포인트)로, 이달 초 25bp대에서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30% 이상 상승했다. 같은 시기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섰고, 장중 1530원대까지 오르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눈에 띄는 점은 상승 속도다. 중동에서 실제 충돌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이스라엘이나 사우디아라비아 CDS는 같은 기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일본과 중국 역시 상승 폭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한국 CDS가 민감하게 반응한 배경에는 경제 구조가 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과 수출 비중이 큰 경제다. 유가가 상승하면 생산비와 물류비, 수입단가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원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특성까지 겹치면서 외부 충격에 대한 반응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다.
CDS는 이런 구조적 불안을 수치로 반영하는 지표다. 예를 들어 33.84bp는 100만달러 규모 한국 국채를 보유할 경우 연간 약 3384달러의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수치가 오를수록 한국 자산에 대한 시장의 경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상승 폭과 절대 수준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한국 CDS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절대 수준 자체는 여전히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이다. 이는 변동성이 확대된 것은 맞지만 이를 곧바로 위기 상황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CDS와 환율은 일정 부분 연동된다. 위험이 높아졌다고 판단되면 외국인 투자자는 자금을 줄이거나 이동시키려 하고, 이 과정에서 원화를 매도하고 달러를 매수하게 된다. 이 흐름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 CDS가 ‘보이지 않는 보험료’라면 환율은 그 불안이 드러나는 가격에 가깝다.
다만 최근 원화 약세를 CDS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확대, 반도체 업황 기대 변화, 달러 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구간에서는 CDS와 환율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CDS는 환율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유가 상승, 외국인 자금 흐름, 달러 강세가 함께 작용하면서 원화 가치가 움직인다. CDS는 이러한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반영하는 지표에 가깝다.
대외건전성 측면에서도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 외환보유액은 400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순대외금융자산도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해도 외환 유동성이 급격히 부족해지는 국면과는 거리가 있다. 현재 CDS 움직임은 한국 경제의 위험이 확대됐다기보다 외부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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