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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테이블코인 상륙…간편결제 판 흔든다

참여 명단에는 카카오페이와 구글, 마스터카드, 비자, 스트라이프 등이 포함됐다. 이는 향후 결제 경쟁이 단순한 앱 결제 점유율이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차세대 인터넷 결제 표준 선점전으로...

스테이블코인 상륙…간편결제 판 흔든다

[MS투데이]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의 보조 수단을 넘어 실물 결제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은행 새 총재는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이 앞으로의 통화 생태계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예금토큰과 보완적이면서도 경쟁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취임사에서는 지급결제 시스템의 신뢰 유지와 디지털 금융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프로젝트 한강’ 2단계를 통해 CBDC와 토큰화 예금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했다. 스테이블코인이 더 이상 해외 가상자산 시장의 특수 수단이 아니라 국내 결제산업의 제도권 변수로 들어오고 있다는 의미다.

◆기존 결제망 바꾸는 새 결제 레일

변화는 이미 글로벌 결제사들에서 시작됐다. 마스터카드는 지난달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업체 BVNK를 최대 18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며 국경 간 송금, 기업 지급, 정산 기능을 스테이블코인 기반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BVNK는 법정통화와 스테이블코인을 잇는 인프라를 130개국 이상에서 운영하고 있다. 비자도 일부 미국 금융기관이 USDC로 비자망 결제를 정산할 수 있도록 파일럿을 진행 중이며, 스테이블코인 정산 규모는 연율 기준 45억달러 수준까지 올라왔다. 다만 비자 측은 아직 대규모 가맹점 수용망이 완성된 것은 아니라고 밝혀, 향후 경쟁은 기존 카드망을 대체하는 방식보다 기존 결제망 위에 스테이블코인을 얹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 흐름은 간편결제 사업자와 카드사 모두에 부담이자 기회다. 스테이블코인은 24시간 작동, 낮은 비용, 빠른 정산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해외송금과 정산 영역을 먼저 파고들고 있다. 실제 인도 핀테크 파인랩스는 중동·아프리카·동남아 9개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기반 선불카드를 4월 말까지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후선 정산 수단을 넘어 소비자 결제수단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도 수수료 구조, 정산 속도, 해외 결제 연결성에서 기존 사업자들의 대응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장은 일반 소비자 결제를 넘어 AI 결제로도 확대되고 있다. 리눅스재단은 이달 초 x402 재단을 출범시키며 웹 상호작용에 결제 기능을 직접 심는 개방형 표준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표준은 AI 에이전트, API, 앱이 데이터를 주고받듯 가치를 주고받도록 설계됐다. 참여 명단에는 카카오페이와 구글, 마스터카드, 비자, 스트라이프 등이 포함됐다. 이는 향후 결제 경쟁이 단순한 앱 결제 점유율이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차세대 인터넷 결제 표준 선점전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빅테크가 이 표준 경쟁에 이름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규제·통화주권이 승부 가른다

문제는 속도만이 아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스테이블코인 규제 공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 분절과 규제 차익거래가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BIS는 스테이블코인이 통화정책을 흔들고 금융시장 스트레스를 키우며 개발도상국의 달러화 심화를 부를 수 있다고 봤다. 현재 USDT와 USDC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유통액 3150억달러 가운데 약 85%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스테이블코인 경쟁은 곧 결제 주도권과 통화 주도권 경쟁에 가깝다. 유럽에서는 유로 연동 스테이블코인 확대 요구가 커지고 있고, 홍콩은 이미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주도 합작사에 첫 법정통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발행·정산·가맹점 수용망·지갑 인터페이스를 누가 쥐느냐가 다음 결제시장의 승부처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국내 시장의 질문도 분명해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들어오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들어왔을 때 누가 고객 접점을 선점하고 누가 정산망을 통제하느냐의 문제다. 카드사는 기존 가맹점망과 정산 역량을 무기로 방어에 나설 것이고, 빅테크는 앱 생태계와 지갑 서비스를 앞세워 전면에 설 가능성이 크다. 은행과 정책당국은 통화 신뢰와 금융안정을 이유로 제도 설계의 속도와 범위를 조절할 수밖에 없다. 간편결제 시장의 새 경쟁 국면은 이미 시작됐고, 스테이블코인은 그 변화의 가장 앞단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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