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술에 모빌리티·AI 역량 결합
'올라이프케어'로 주거 패러다임 전환
지난 2020년 통계청(현 국가데이터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공동주택(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 비중은 51.5%를 기록했다. 이제 아파트는 국민 중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주거 표준으로 자리했다. 주택건설업계는 2000년대 브랜드화, 2010년대 고급화를 화두로 아파트 경쟁을 펼쳤다면, 2020년대에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하면서 스마트건설로 도약하며 주거 플랫폼을 놓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굿모닝경제>는 불붙기 시작한 건설사의 주거 플랫폼 기술과 서비스를 살펴보고, 앞으로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서울의 한 힐스테이트 아파트. [사진=장윤원 기자]
현대건설이 정의하는 주거 공간은 단순한 집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미래 도시에 가깝다. 집에서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 플랫폼을 넘어 하나의 도시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현대차그룹의 강력한 로보틱스 기술까지 더해 차세대 아파트 구현에 나서고 있다.
'올라이프케어'로 38종 서비스 고도화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 대표주자는 '압구정현대'로 상징되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현대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기반으로 힐스테이트, 디에이치(The H)로 확장했다. 특히 스마트 주거 플랫폼 부문에서는 과거 현대홈타운 등 기존 입주단지까지 아우르는 헤리티지에 인공지능(AI) 모빌리티를 도입한 '마이힐스'가 있다.
마이힐스는 단지 특성에 맞춘 38개의 주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명·난방·가스 제어는 물론, 전기차 충전 이력 확인과 방문 차량 실시간 등록 기능을 담은 '우리집', 커뮤니티 시설 예약과 전자투표, 설문조사 기능, 입주민 전용 중고 거래 및 재능 기부 장터가 있는 '단지생활', 전담 엔지니어가 방문해 배수구 점검, 가구 조립, 액자 설치 등 생활 밀착형 불편 사항을 직접 해결해 주는 '라이프케어' 등이 대표적 서비스다.
이밖에 '헤이슬립(Hey, Sleep)'은 AI 기반 수면 데이터 분석과 자동화 기술을 융합한 것으로 조도·습도·환기·차음 등 다양한 수면 환경 요소를 통합 제어하는 서비스다. 수면 전에는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명상 콘텐츠, 수면 유도 음악과 호흡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기상 시에는 긍정적인 메시지, 명언, 동기부여 오디오 등이 재생돼 하루를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다. 수면 중 뒤척임이 잦거나 이상 패턴이 감지되면, AI가 이를 분석해 해당 시간대의 습도나 환기 설정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있다.
'H시리즈'는 입주민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맞춤형 스마트 홈 서비스다. H 스마트스터디’는 AI 기반 학습 관리 설루션 전문 기업 ‘알고리고’와 협업해 개발한 스마트 학습 공간으로 공부 시간, 자세, 집중도, 학습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 개개인에 맞춘 학습 루틴과 AI 기반 코칭을 제공한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의류 순환 시스템 전문기업 그린루프와 협업해 만든 'H 업사이클링'은 입주민이 사용하지 않는 옷을 손쉽게 정리하고, 보상까지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어린이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해 설계된 어린이 전용 승하차 공간 키즈 스테이션 [사진=장윤원 기자]
피지컬 AI 도입으로 미래도시 성큼
현대건설이 그리는 '올라이프케어'는 피지컬 AI와 맞닿아 있다. 국내 건설사 처음으로 아파트 기획 단계부터 AI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을 염두에 두고 엘리베이터와 자동문, 통신망까지 로봇과 연동되도록 설계하는 방향성을 가져가고 있다.
로봇이 단지 내 전 구간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IoT 기반의 관제 시스템을 적용해 로봇 스스로 층간 이동과 문 개폐가 가능하다. 단지 내부에는 현대차·기아의 ‘셔클’이 적용된 무인 셔틀이 운영되고, 입주민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무인 소방 로봇'이 대기중이다.
놀라운 건 이 같은 모습이 이미 현실화 단계란 점이다. 식음료 배송은 물론 입주민들을 위한 순찰도 가능하다. 현대건설은 이미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내·외부와 지하주차장 등 실제 주거공간에서 기술을 실증했다. 산업현장에 투입됐던 로봇이 공동주택 순찰에 활용된 최초 사례라 할 수 있다.
'마이힐스' 앱 [이미지=현대건설]
늘어나는 서비스, 풀어야할 숙제도 많아
실제 서비스를 이용 중인 입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리면서도 기대감이 높았다.
한 입주민은 "가구 조립이나 배수구 점검을 도와주는 H 헬퍼 서비스가 생겨 혼자 사는 입장에서 든든하다"고 말했다. 반면 "구글 홈 등 외부 AI 스피커와의 연동성이 아쉽다", "예약자가 몰리는 시간에 앱 속도가 느려지곤 한다"는 아쉬운 반응도 있었다.
로봇 배송이나 로봇 순찰은 혁신적이지만 아직 법적으로 갈 길이 멀다는 것도 주의해야할 점이다. 지난 2023년 실외이동로봇을 보행자로 간주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 됐지만, 배달 로봇이 보행자와 부딪히거나 차량과 사고가 났을 경우 책임 주체를 규정할 법적 기준이 완벽히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스마트 홈과 AI 모빌리티라는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고유의 주거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좋은 삶이란 기술이나 좋은 시설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 보통 분수 작동이나 수영장·사우나 운영 등 관리비 부담 때문에 입주민들이 대립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최신서비스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술개발이라는 숙제를 남겨 놓고 있다.
굿모닝경제 장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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