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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출입은행, 'K-컬처'에 28조 베팅… 콘텐츠 넘어 소비재·유통까지 묶는...

자동차와 반도체 중심이던 수출 축에 '문화'가 결합하고, 그 파급이 소비재와 유통, 해외 현지 사업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수출입은행(수은)이 향후 5년간 28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배경이다. 수은은 단순 산업 지원이...

수출입은행, 'K-컬처'에 28조 베팅… 콘텐츠 넘어 소비재·유통까지 묶는...

-금리 최대 1.5%p 낮추고 M&A·펀드까지 동원… ‘금융 패키지’로 산업 전 주기 지원

-드라마·K-팝 뒤에 화장품·식품·플랫폼 포진… 수출 구조 자체 ‘문화 기반’으로 재편

한국 수출의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다. 자동차와 반도체 중심이던 수출 축에 ‘문화’가 결합하고, 그 파급이 소비재와 유통, 해외 현지 사업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수출입은행(수은)이 향후 5년간 28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배경이다. 수은은 단순 산업 지원이 아니라, 콘텐츠에서 소비재로 이어지는 ‘확산 구조’ 자체를 금융으로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은은 22일 K-컬처 산업 전반에 정책금융을 집중 공급하는 계획을 내놨다. 핵심은 금리·투자·유통·해외 진출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지원’이다. 개별 기업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를 통째로 키우겠다는 구조다.

우선 금리부터 낮춘다. 콘텐츠, 푸드, 뷰티, 패션, 관광 등 이른바 K-컬처 산업에는 최대 1.2%p  우대 금리가 적용된다. 대기업과 중소·중견 협력사가 함께 참여하는 상생금융 프로그램에 들어오면 0.3%p가 추가된다.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1.5%p까지 낮아진다. 기존 제조업 중심 정책금융에서 보기 어려웠던 수준이다. 금융 비용 자체를 낮춰 산업 진입과 확장을 동시에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지원 범위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콘텐츠 제작과 수출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에는 유통과 소비재까지 포함된다. K-드라마와 K-팝이 만들어낸 수요가 화장품, 식품, 패션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금융이 직접 뒷받침한다. 특히 플랫폼 기업을 ‘전초기지’로 설정한 점이 눈에 띈다. 플랫폼의 수출 실적을 기준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절차를 간소화해 자금 접근성을 높인다. 동시에 대형 플랫폼이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금융을 지원해, 자금이 아래로 흐르는 구조를 만들었다.

대출 일변도에서 벗어난 것도 주목된다. 수은은 ‘K-컬처 블라인드 펀드’를 새로 조성해 초기 기업 투자에 나선다. 투자처를 사전에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은 뒤 분산 투자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특정 프로젝트를 겨냥한 프로젝트 펀드도 확대한다. 수은은 이미 지난해 K-뷰티 기업의 해외 진출에 직접 투자한 경험이 있다. 금융이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넘어, 산업 성장의 지분을 함께 가져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해외 전략도 바뀐다. 자동차·전자 중심이던 전대금융을 K-컬처 전 분야로 확대한다. 현지 은행과 신용공여 계약을 맺고, 이를 통해 해외 소비자나 현지 법인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단순 수출이 아니라 현지 시장 안착과 물류망 구축까지 포함하는 구조다. M&A 자금 지원도 병행해 현지 기업 인수나 유통망 확보까지 연결한다.

수은의 이번 정책 설정은 ‘콘텐츠가 수출을 만든다’는 가설을 금융으로 검증하겠다는 시도다. 드라마와 음악이 만든 수요를 화장품과 식품, 패션이 흡수하고, 이를 플랫폼과 현지 법인이 확장하는 구조다. 수은이 여기에 금리·투자·유통·해외금융을 융합했다. 제조업 중심이던 수출 모델이 ‘문화-소비재-플랫폼’으로 재편되는 전환점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K-컬처는 이미 콘텐츠를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금융 지원 방식을 넓혀 우리 기업이 세계 문화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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