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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천만 년 버텼는데 절반 사라질 위기"

오리너구리가 멸종됐던 지역에서 반세기 만에 돌아왔다. 포유류이면서 알을 낳는 이 독특한 동물은 기후위기와 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전문가들은 2500만 년 동안 이어져 온 종이 30년 내 절반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오리너구리가 멸종됐던 지역에서 반세기 만에 돌아왔다. 포유류이면서 알을 낳는 이 독특한 동물은 기후위기와 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전문가들은 2500만 년 동안 이어져 온 종이 30년 내 절반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호주 로열 국립공원에 재도입된 오리너구리 (사진 Gilad Bino)

50년 만에 원래 서식지로 돌아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 연구진은 지난 22일 호주 로열 국립공원 해킹강 일대 조사에서 오리너구리 20개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2023년 이후 이 공원에 방사된 개체는 총 17마리로, 나머지 3마리는 공원 안에서 태어난 것이다.

로열 국립공원은 1879년 지정된 호주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반세기가 넘도록 오리너구리 기록이 없던 이곳에 UNSW 생태계과학센터의 길라드 비노 연구진은 2023년 5월 10마리를 처음 방사했다. 이후 2025년 5월 3마리, 이달 4마리가 추가됐다. 각 개체에 소형 송신기를 부착해 이동 경로와 생존 여부를 추적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2023년 방류된 수컷 개체(프로메테우스)가 건강한 상태로 확인됐다. 프로메테우스는 공원에서 태어난 3마리 중 한 마리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비노 부교수는 "더 이상 단순한 방사 프로젝트가 아니라 개체군이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타니얼 혹 박사는 "여러 연령대 개체가 확인됐고 번식이 이어진 증거도 있다"며 "개체군이 스스로 자립하기 시작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 프로젝트는 뉴사우스웨일스주 최초의 성공적인 오리너구리 복원 사례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리너구리 연구 전문가 조시 그리피스는 “개체군이 소규모이고 고립돼 있어 환경 교란과 장기적인 유전적 문제에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서식지를 적절한 상태로 복원하면 오리너구리가 사라진 곳에서 다시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덧붙였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오리너구리 보존 이니셔티브의 길라드 비노 부교수와 타니얼 호크 박사가 로열 국립공원의 오리너구리 개체수를 조사하고 있다.(사진 Gilad Bino)

알에서 태어나 물에서 사는 포유류

호주 동부와 태즈메이니아 고유종인 오리너구리는 IUCN 적색목록 준위협(NT) 등급에 올라 있다. 지난 30년간 서식지의 22% 이상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파악된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에서는 멸종위기종, 빅토리아주에서는 2021년 취약종으로 지정됐다.

주요 위협은 서식지 파괴, 수질오염, 수자원 개발, 가뭄 등 기후위기다. UNSW 연구진은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55년까지 오리너구리에게 적합한 기후조건이 최대 43%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야행성인 데다 물속에서 생활하는 탓에 개체수 파악 자체가 쉽지 않아 실제 감소 규모는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리너구리는 여러 동물을 섞어 놓은 듯 독특한 특성을 가졌다. 오리를 닮은 납작한 부리, 비버처럼 넓적한 꼬리에 발은 수달처럼 물갈퀴가 달렸다. 18세기 말 유럽 과학자들이 처음 박제본을 보고 여러 동물의 부위를 이어 붙인 가짜로 의심했다는 일화도 있다.

포유류임에도 알을 낳는다. 새끼는 알에서 깨어나 어미의 젖을 먹고 자라지만 어미에게는 젖꼭지가 없다. 피부에서 배어나오는 젖이 털을 타고 흘러내리면 새끼가 핥아먹는다. 물속에서 먹이를 사냥할 때는 눈과 귀를 닫고 부리의 전기감각 수용기로 먹잇감의 전기 신호를 감지한다. 수컷의 뒷발에 있는 독침은 극심한 통증을 몇 주 동안 지속시킬 만큼 강력하다.

오브두로돈 인시그니스 삽화. 오리너구리와 비슷한 외모에 치아가 돋보인다. (자료 Genevieve Conway/Flinders University)

2500만 년 전부터 거의 안 바뀌었다

이런 독특함은 수천만 년 전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호주 플린더스대학교 고생물학 연구진은 남호주 플린더스 산맥 동쪽 오지에서 발굴한 약 2500만 년 전 화석을 학술지 Australian Zoologist에 게재했다. 20년 넘게 이어온 발굴 작업에서 수거된 비어류 척추동물 화석 1000여 점 가운데 오리너구리 화석은 세 점에 불과할 만큼 희귀한 성과다.

화석의 주인공은 오브두로돈 인시그니스(Obdurodon insignis)로, 후기 올리고세(약 3390만 년 전부터 2303만 년 전)에 살았던 멸종 오리너구리다. 현존 오리너구리는 부화 직후 흔적 치아가 있다가 곧 빠지고 성체가 되면 두꺼운 각질만 남는다.

반면 이 종은 어금니와 앞어금니가 모두 있었고 딱딱한 껍데기를 가진 가재류를 으깰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견갑골도 함께 확인됐는데, 현존 오리너구리의 것과 구조가 거의 동일해 수영 능력도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레버 워디 부교수는 "2500만 년 전의 오브두로돈 인시그니스는 현대 오리너구리와 매우 유사했다"며 "주된 차이는 크기가 약간 더 크고 이빨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 동물은 고대 폐어, 플라밍고, 민물돌고래가 함께 살던 내륙 호수와 강변 환경에 서식했다. 이번 연구는 오리너구리의 기본 체형이 수천만 년에 걸쳐 거의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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