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높은 교육열 빠른 선진국 진입
사회 요구와의 괴리 경쟁력 저하
문제해결형 교육 혁신으로 해결
AI 고차원 활용·정부 지원 과제
김상욱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에 선진국이 된 비결은 자타공인 높은 교육열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경쟁사회 요구를 만족하는 정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스위스 IMD). 고등교육 경쟁력 저하의 원인이 ‘사회요구와의 괴리’에 있는 만큼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해결형 교육 혁신으로 해결해야 한다.
최근 인공지능의 문제해결 역량이 각광받고 있다. 구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기업현장에서 보조도구의 단계를 넘어 핵심 업무에 편입되었고 수작업 95% 감소, 대응속도 10배 향상 등의 성과를 통해 구체적인 투자수익률 향상을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에서도 인공지능은 이미 일상이 되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들 중 91.7%가 학습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으며, 84.2%는 향후에도 인공지능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고등교육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하버드 대학에 따르면 맞춤형 인공지능 튜터를 활용한 학생들이 인간 교사하고만 학습한 학생들보다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을 배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칭화대에 따르면 인공지능 튜터를 사용한 학생들이 수업 직후에는 더 높은 점수를 받지만, 2~3주 후에는 오히려 더 낮은 점수를 받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른바 ‘거짓 이해’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학생들도 인공지능 의존으로 인해 사고력 감퇴가 발생할까봐 불안해하고 있음이 여러 조사에서 확인된 바 있다. 한마디로 인공지능의 고등교육 경쟁력 효과는 아직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하겠다.
어떻게해야 인공지능을 고등교육 경쟁력 강화에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단순한 활용을 넘어선 ‘고차원적 활용’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보스톤컨설팅그룹은 대학이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학생 수준이나 상황별 맞춤형 학습지원을 제공하고 나아가 학생들의 미래 진로역량 개발로 이어져야 하고, 학생의 이용을 넘어 교원의 교과과정 개발 등으로 인공지능 활용이 발전되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예컨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는 9개월 걸리던 사례 학습 교과 개발을 인공지능의 지원으로 71분만에 마치기도 했다고 하며, 시드니 대학은 2024학년도부터 ‘2단계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서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과 없는 환경에서의 평가를 두 번 받게 해서 실제 역량 변화를 교차점검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고등교육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는 점은 명확하지만, 긍정과 부정적 효과가 혼재되어 있는 점도 명확하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 효과를 높이고 부정적 효과를 낮추는 쪽으로 유도하는 것인데 인공지능 활용 지침의 체계화와 적절한 지원, 이 두 가지로 압축하고자 한다.
첫째, 인공지능 활용 지침의 체계화이다. 연구들에 따르면 주요 대학들의 52%는 인공지능 활용 지침을 교수진에 위임하고 있으며 공식화된 인공지능 정책을 갖고 있는 대학은 26% 정도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의 높은 효율성과 같은 장점은 극대화하고 인간의 창의성 저하와 같은 단점은 최소화해 지원하려면 적절한 활용 지침이 필요하다. 예컨대 학생에게는 출처를 밝히는 조건으로 인공지능의 사용을 허용하고 교수에게는 인공지능이 제공한 답을 학생들이 평가하는 문제를 출제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그래야 답을 구하는 기술 활용에서 질문을 제대로 하는 교육으로 전환할 수 있다.
둘째, 적절한 지원이다. 전교생 기초 인공지능 수업 보장, 인공지능을 접목한 교육 과정으로의 전환 등 할 일은 많은데 등록금 인상 규제를 받아온 대학들에게는 버겁다. 정부의 지원은 아직 부족하다. 예컨대 올해 교육부는 전국 37개 4년제 대학교를 인공지능 부트캠프 사업자로 선정했는데 전국의 4년제 대학의 19% 남짓한 규모이다.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가져온 열풍이 거세다 보니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 어느 한쪽에 압도되어 교육 주체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면이 있다.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극대화하는 활용 지침의 마련과 더욱 넓고 깊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김상욱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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