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수사기관 3000명 세종行…“서울 치안수요 큰데” 우려도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한성숙 국무총리·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부터)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브리핑실로 이동하고 있다.

크게보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한성숙 국무총리·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부터)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브리핑실로 이동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법무부와 경찰청, 10월 출범하는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치안·수사기관이 대거 세종시로 자리를 옮긴다. 정부가 ‘수도권 잔류 최소화’ 원칙에 따라 수도권 소재 정부 행정기관 청사와 사무실을 세종시 등 지방 혁신도시로 옮기기로 한 것인데, 법원을 제외한 수사·법 집행 관련 기관 본부가 사실상 모두 세종으로 가면서 이동 인력만 3000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 수사기관 대거 세종시로 이전

3일 오전 한성숙 국무총리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우선 법 집행과 교정 등을 총괄하는 법무부가 내년 상반기(1~6월)부터 경기 과천에서 세종으로 이전한다. 공소청, 중수청, 경찰청 등 별도의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신축 후 이전을 추진해 실제 이전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 등 보안이 필수적인 업무 특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들은 업무 특성상 민간 기관이나 다른 정부 기관과 섞이면 안 되고 한 건물에 한 기관만 있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청사를 새로 지은 뒤 이전하는 방향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세 기관의 신청사 설계비로 286억 원을 편성했다.

크게보기

경찰청. 뉴스1

수사 조직의 본청이 옮기면서 이전 인력도 클 것으로 보인다. 정원 기준 경찰청 근무 직원은 2100여 명, 중수청 본청은 396명으로 두 기관만 합쳐도 2500여 명에 달한다. 아직 직제가 확정되지 않은 공소청까지 더하면 3000여 명의 ‘매머드급’ 인력이 이동하는 셈이다. 경찰청이 온전히 이전할 경우 전국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도 함께 옮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이 1만7000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근무 인력이 20%가량 늘어나는 규모다.

다만 이전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청 관계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등 집회 시위가 몰리는 서울경찰청과 본청이 떨어져 있으면 경비 등 치안 행정 분야에서 필수적인 대면 현장 대책 회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성 있는 인력이 서울청에 몰리면서 지휘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소청 이전과 관련해서도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공소청 출범에 관여하는 검찰 관계자는 “효율성은 계산하지 않고 청사만 옮기겠다는 것”이라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청사를 옮기지 않는 상황에서 공소청만 옮기면 사법 서비스의 질이 유지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10월 2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빌딩에서 개청하는 중수청 본청도 이전 대상에 올랐다. 행안부 관계자는 “(우선) 임차 청사를 불가피하게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수사에) 차질이 없어야 하니 시기는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장에선 격앙된 목소리도 나왔다. 중수청 수사관으로 지원한 한 검찰 수사관은 “지난달 31일까지 지원 철회할 수 있도록 해놓고 그 이후에 지방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는 건 취업 사기”라고 말했다.

행정부 소속이 아닌 법원은 이번 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수사기관이 대거 세종으로 이전하는 만큼 2031년 개원할 세종지법의 규모가 계획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종지법은 세종시 반곡동에 면적 1만6805㎡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현재 대전지법 세종시법원은 근무 인원이 2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 한 총리 “파급효과 큰 기관부터 이전”

정부는 성평등가족부 등도 내년 상반기 중 세종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이전 대상 기관과 지역, 시기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은 올 4분기(10~12월) 중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수사기관 청사 설계비와 별도로 내년도 부처 이전 관련 예산 897억 원을 편성했다. 한 총리는 “2027년 상반기부터 이전 규모와 파급효과가 큰 기관부터 먼저 세종시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행복도시법상 이전 제외 대상으로 규정된 기관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발표에서 외교부·통일부·국방부·금융위원회·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윤 장관은 “오늘 발표에 없다고 해서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외교부·통일부·국방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이 이전하는 2030년, 국회 분원이 개원하는 2033년에 맞춰 이전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선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국가 균형성장과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역사적 결단”이라고 밝혔다. 세종시의회도 “국정 효율을 증대해 국가의 행정력이 강화될 동력”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