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수사권 독립의 시대, 경찰이 바로 서야 할 이유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2년 만에 형사사법 체계의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검찰의 수사권이 완전 폐지되어 수사 주체는 경찰로 일원화하고, 검찰은 공소 제기와 유지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게 되었다.

수사권 독립의 시대, 경찰이 바로 서야 할 이유

수사권 독립의 시대, 경찰이 바로 서야 할 이유

한기민 목포과학대 초빙교수, 전 전라남도 경우회장

2026년 08월 11일(화) 22:00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2년 만에 형사사법 체계의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검찰의 수사권이 완전 폐지되어 수사 주체는 경찰로 일원화하고, 검찰은 공소 제기와 유지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게 되었다.

기소독점주의와 별건, 표적 수사의 폐단을 바로잡고 수사와 기소 분리를 통해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려는 역사적 조치다. 이에 대해 150만 경우회를 비롯한 경찰 관계자들은 일제히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뜻을 표명하는 바이다.

그동안 누적되어 온 검찰의 별건, 표적 수사와 기소독점주의라는 비정상적인 관행을 바로잡고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역사적 첫 출발이라는 점에서 수사권 독립의 의의는 매우 크다.

그러나 수사권의 일원화는 기쁨에 앞서 엄중한 책임감을 요구한다. 대통령 역시 국무회의에서 법 개정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한편 배석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장윤기 사건’을 직접 언급하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과거 수사 과정에서 부실 지휘 및 유착, 증거인멸 의혹 등 큰 논란을 낳았던 ‘장윤기 사건’은 경찰이 높은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 국민의 불신을 사는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단면이다. 수사권이 완전히 넘어온 지금,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바로 세워야 할 핵심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국민을 향한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다. 범죄자에 대해서는 추상같은 엄정함을 유지하되, 피해자와 일반국민에게는 가족처럼 다가가는 변화가 필요하다.

지구대, 파출소, 교통경찰 등 대민 접점에 있는 일선 경찰관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국민에게는 경찰 전체의 모습으로 보인다는 것을 명심하고 마음에서 우러나온 친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특히 우리 전남·광주 경찰은 통합된 첫해이니만큼 진일보한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둘째, 수사 역량 제고와 전문 인력 확충이다. 수사관의 자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수사부서 기피 현상을 극복할 실질적인 동기 부여책을 마련해야 한다. 치밀하고 공정한 수사 능력을 갖추어 국민이 억울함 없이 안심하고 사건을 맡길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수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이 수사권 독립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길이다.

셋째, 공정성과 중립성에 기반한 조직문화의 확립이다. 외부의 압력이나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사실과 증거에 기반해 엄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서로를 존중하는 내부문화를 조성하고 엄격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업무처리를 할 때 경찰 수사의 투명성과 자부심을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시대와 제도는 변하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법 앞의 평등을 실천해야 하는 경찰의 사명은 변하지 않는다. 70여년 만에 이뤄낸 수사권 독립이라는 결실이 헛되지 않도록 경찰은 스스로를 경계하며 진정한 태도 변화와 체질 개선으로 국민 앞에 서야 할 것이다.

/한기민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