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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면 점수' 확인하는 시대…'잠'이 산업이 됐다

특히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슬립테크(Sleep-tech)'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츠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슬립테크 시장은 2024년 약 6억 달러 규모에서 2033년 약 20억...

'수면 점수' 확인하는 시대…'잠'이 산업이 됐다

“오늘 수면 점수는 55점이네요. 어쩐지 피곤하더라니···”

직장인 이유림(27)씨는 아침마다 스마트워치로 전날 밤 수면 데이터를 확인한다. 이씨는 “이제는 깊은 잠을 얼마나 잤는지 숫자로 확인해야 안심이 된다”며 “수면 점수가 낮으면 비타민을 챙겨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등 컨디션 관리에 더 신경 쓰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인의 만성적인 수면 부족과 수면장애가 수면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면을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건강 요소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른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Sleep+Economics)’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11년 4천800억 원에서 2021년 3조 원대로 성장했다. 10년 사이 6배 이상 커진 것이다.

대한수면연구학회의 ‘2024년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OECD 평균(8시간 27분)보다 눈에 띄게 부족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도 수면장애 환자는 최근 5년간 약 30% 증가했다. 수면 부족과 수면장애가 늘어나면서 숙면을 돕는 침구류와 웨어러블 기기, 보조식품 등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슬립테크(Sleep-tech)’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로 수면 시간과 깊이, 뒤척임 등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면 습관을 관리하는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츠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슬립테크 시장은 2024년 약 6억 달러 규모에서 2033년 약 20억 달러(약 2조7천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면 관련 소비는 프리미엄 제품부터 실속형 제품까지 다양한 가격대에서 확산되는 모습이다. 고가 매트리스나 기능성 침구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한편, 비교적 부담이 적은 수면 보조제품도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대구 시내 한 백화점 리빙관에서는 400만 원대 프리미엄 매트리스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매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격 부담을 크게 느끼던 고객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장기간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품질을 우선 고려하는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일부 백화점에서는 침구류 매출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호텔 침구 브랜드 ‘더 조선호텔’은 최근 몇 년간 두 자릿수 매출 증가 흐름을 이어가며 프리미엄 침구 수요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대중적인 시장에서는 수면 안대와 경추 베개, 젤리형 수면 보조식품 등 비교적 저렴한 제품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대구 동성로 한 드러그스토어에서 수면 보조제 젤리를 구매한 신모(30)씨는 “중요한 일을 앞두면 잠이 잘 오지 않을 때가 많다”며 “약보다는 부담이 적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CJ 올리브영에 따르면 수면 관련 건강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300% 증가했다. 국내 수면 보조제 시장 역시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보이면서 관련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는 수면이 건강과 생산성에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관련 시장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면 관리가 생활의 중요한 소비 영역으로 자리 잡으면서 ‘잠’이 새로운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고은 기자 goeun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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