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인 척 영세서점 도서 30권 문의
이후 공기 호흡기 대리 구매 요구도
가짜 명함으로 1인 사업자 빈틈 노려
4곳 연락… “공식 대표번호 확인을”
인천구치소가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사칭 사기 주의 안내문. /인천구치소 SNS 갈무리
“인천구치소 수감자를 위한 책을 30권 납품해 주실 수 있나요?”
인천 동구에서 한 서점을 운영하는 김세연(가명·30대)씨는 지난 15일 인천구치소 직원으로부터 도서를 납품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직원은 자신의 명함을 문자 메시지로 보내며 도서 목록과 견적서를 요구했고, 다음 날 오후 직접 서점을 방문해 책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16일 오전 그는 김씨에게 다시 전화해 “지금 소방훈련을 하고 있는데 사용해야 할 공기 호흡기가 부족하다”며 “납품 문의를 했던 업체가 있는데 대신 연락해 단가와 배송 일정 등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기 호흡기 3세트를 대신 구매해주면 추후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직원의 연락을 받고 난 뒤에야 김씨는 그를 의심하고 인천구치소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김씨는 “인천구치소에서 명함에 적힌 이름의 직원은 없다고 해 그제야 사기라는 것을 알았다”며 “다행히 공기 호흡기를 대신 구매하진 않아서 금전적인 피해는 보지 않았지만 사기를 당할 뻔했다고 생각하니 식은땀이 났다”고 했다.
최근 인천지역 동네 서점을 대상으로 인천구치소 직원을 사칭한 사기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공기관을 사칭한 ‘노쇼’ 사기는 물품을 대량 주문하겠다고 연락한 뒤, 해당 업체에선 취급하지 않는 물품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구하는 범죄 수법이다.
인천 계양구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이하나(가명·50대)씨도 같은 이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씨는 “문자 메시지로 받은 명함에 내선 번호와 이메일 주소도 없었고 직원이 도서 목록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아 수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영세 서점은 주로 1인 사업자라는 점을 악용한 범죄인 것 같다”고 했다.
이날에만 인천지역 동네 서점 4곳이 자신을 인천구치소 직원이라고 사칭한 연락을 받은 것으로 경인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인천구치소는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칭 사기를 주의하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인천구치소 관계자는 “본인을 인천구치소 직원이라고 소개하는 이로부터 연락을 받으면, 구치소의 홈페이지에서 공식 대표번호를 확인해 관련 내용을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달 2일에는 인천시가 총무과를 사칭해 대금 선입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주의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도 했다. 인천도시공사도 누군가가 공사를 사칭해 용역업체에 대금을 요구한 사실을 확인해 홈페이지에 경고 안내문을 올렸다. 인천 강화군, 중구, 동구 등 기초자치단체의 공무원을 사칭한 사기도 있었다.
/정선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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