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 크리에이터.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실물자산 토큰화(RWA)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솔라나 블록체인의 한 거대 투자자(고래)가 겪고 있는 ‘장부상 이익’의 비극이 시장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의 주식을 토큰화한 자산에서 150만 달러(한화 약 20억 원)의 수익을 냈지만, 정작 팔 곳이 없어 현금화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 매체 DL뉴스와 업계에 따르면, 한 솔라나 고래는 프리토큰 플랫폼을 통해 앤스로픽의 지분을 나타내는 토큰을 대량 보유 중이다. 현재 가격 기준 이 고래의 수익은 150만 달러에 달하지만, 이를 시장가로 매도하려 할 경우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가격이 34% 이상 폭락하는 ‘슬리피지’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은 급성장하는 RWA 시장의 치명적인 약점인 ‘유동성 부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앤스로픽과 같은 비상장 기업의 주식은 본질적으로 거래가 드문 저유동성 자산이다. 이를 블록체인상에 토큰화해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구현했으나, 정작 대규모 매도 물량을 받아줄 ‘매수 벽’이 형성되지 않아 고래의 지갑 속에 가치가 묶여버린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밸류에이션의 괴리다. 분석가들은 현재 해당 토큰이 기초 자산인 앤스로픽 주식의 실제 추정 가치보다 거의 3배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의 투기적 수요가 가격을 부풀렸으나, 실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뒷받침할 만한 실질적인 시장 깊이는 전혀 갖춰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RWA 투자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비상장 주식의 토큰화는 소액 분할 투자와 글로벌 거래라는 장점이 있지만, 그것이 곧 ‘즉각적인 현금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자산의 유동성은 단순히 거래 장소를 제공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시장 조성자와 거래량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종이 위의 숫자가 내 주머니 속 현금이 되기까지의 간극이 RWA 시장의 가장 큰 숙제”라며 “이론적인 자산 가치 평가와 실질적인 유동성 사이의 불일치를 이해하지 못한 투자는 자칫 ‘일방통행문’ 뒤에 자산이 갇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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