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이자 차세대 원전 기업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13일 한국을 방문했다. /사진=REUTERS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이자 차세대 원전 기업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13일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이다. 그는 소형모듈원전(SMR) 협력 확대를 핵심 의제로, 방한 기간 정부와 국회, 재계 주요 인사들을 잇달아 만날 계획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오후 9시 20분께 김포공항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전용기편으로 도착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14일 한성숙 국무총리와 회동한다. 총리 면담은 게이츠 이사장 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식 국회의장과의 비공개 면담을 위한 세부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일정도 있다. 게이츠 이사장은 14일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SMR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SK그룹 경영진과의 접촉도 전망된다. 테라파워의 주요 주주인 SK그룹은 이번 방한 일정과 의제, 배석자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은 테라파워가 차세대 원전 사업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낸 이후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테라파워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 1호기 건설 허가를 얻었다. 상업 규모의 차세대 원전이 처음으로 미국에서 건설 허가를 받은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테라파워의 차세대 원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 핵심 설비인 원자로 인클로저 시스템(RES) 공급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한국수력원자력도 올해 1월 테라파워 지분 4000만달러(약 6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4세대 원자로 '나트륨'은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원전으로 평가받는다.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소듐냉각고속로(SFR) 방식이 특징이다.
이번 방한은 우리 정부가 SMR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시점과도 겹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인공지능(AI) 확산 영향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4년 41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945TWh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SMR 특별법'을 기점으로 창원·부산·경주에 SMR 제작지원센터를 구축하는 등 상용화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해 방한할 때도 AI 시대 전력 문제 해결책으로 SMR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이재명 대통령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만나 "AI와 반도체 산업이 끌어올리는 전력 수요에 SMR이 유효한 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과 잇달아 만나 나트륨 원자로 공급망 구축과 사업화 전략도 논의한 바 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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