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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소상공인 대출 문턱 낮아지나…금융이력 대신 성장성 본다

앞으로 금융이력이 부족한 소상공인도 매출·업종·상권 등 비금융정보를 바탕으로 한 AI 기반 신용평가를... ◆AI가 업종별 성장성 10등급으로 평가 이번에 도입되는 SCB는 매출 상세분석, 상권 분석, 사업 지속성...

소상공인 대출 문턱 낮아지나…금융이력 대신 성장성 본다

[디지털투데이 이지영 기자] 앞으로 금융이력이 부족한 소상공인도 매출·업종·상권 등 비금융정보를 바탕으로 한 AI 기반 신용평가를 통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담보나 과거 금융이력 중심이던 기존 평가 방식이 데이터와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9일 은행회관에서 제3차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 Small business & self-ownership Credit Bureau)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2025년 기준 소상공인은 약 790만개로 전체 사업체의 95%, 종사자 수는 1090만명으로 전체 고용인구의 46%를 차지하는 내수경제의 핵심 기반이다. 그러나 개인사업자 대출의 약 90%는 여전히 담보·보증대출(담보 79.8%, 보증·기타 10.6%)에 집중돼 있어 신용이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의 자금조달은 사실상 막혀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소상공인 현장간담회에서는 "28살에 취업해 3개월 다녔더니 2000만원 신용대출이 나왔는데, 30년 장사한 어머니는 성실히 상환해도 대출이 안 나와 사채를 썼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AI가 업종별 성장성 10등급으로 평가

이번에 도입되는 SCB는 매출 상세분석, 상권 분석, 사업 지속성, 업력, 근로자 수, 유통플랫폼 성장지수 등 비금융정보를 바탕으로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AI 기반 모형이다. 업종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기타 서비스업 ▲기술업종으로 나눠 유사 업종별 비교 평가가 이뤄진다.

평가 결과는 우수(S1·S2), 양호(S3·S4), 보통(S5·S6), 미흡(S7~S9), 취약(S10)의 10등급 체계로 산출된다. 성장등급(S등급)이 높을수록 기존 신용등급(CB)이 상향 조정되며, 대출 승인·한도 확대·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등급 산출은 계량모형과 비계량모형을 결합한다. 먼저 매출·상권·업력 등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계량 성장등급을 산출한 뒤, 사업자 역량·서비스 차별성·지적재산권·온라인 플랫폼 정보 등 정성 요소를 반영한 비계량 모형에서 가점을 부여해 최종 등급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7개 은행 1조8000억원 규모 하반기 시범 적용

SCB는 8월을 목표로 7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제주은행 등)의 약 1조8000억원 규모 소상공인 대출 심사에 우선 시범 적용된다. 금융위는 2027년 하반기 시범운영 결과를 평가한 뒤 CB사 및 금융사별 맞춤형 SCB 고도화를 추진하고, 2028년부터는 전 금융권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용정보원 내에 소상공인 비금융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는 '소상공인 통합정보센터(SDB)'도 구축된다. SDB는 소상공인 특화 상품개발, 맞춤형 금융컨설팅, 성장등급 평가 설명 서비스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회사 임직원이 대출 심사에 SCB를 활용할 경우 면책 제도를 도입하고, 성과 평가에 반영하는 'SCB 이용 가이드라인'도 마련·배포된다. 은행권의 SCB 활용 실적은 사회공헌 실적 및 포용금융 종합평가에도 반영된다.

금융위는 SCB가 안착될 경우 매년 약 70만명에게 연간 10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대출이 공급되고, 약 845억원의 금리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하위 신용 소상공인 약 32만명이 최상위 S등급으로 상향돼 연간 5조4000억원 신규·추가 대출과 697억원의 금리 인하가 기대되며, 기존 고신용 소상공인 약 38만명도 한도·금리 우대를 통해 5조1000억원의 추가 대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SCB 도입은 담보나 과거 금융이력에 의존하던 금융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미래 성장성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미래형 금융으로 가는 출발점"이라며 "재무적 여건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성장성이 높은 소상공인에게 적절한 평가를 통해 자금이 공급되는 구조적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적극 환영..실질적 금융 사각지대 해소"

소상공인연합회도 적극적인 환영 입장을 밝혔다. 소공연은 SCB에 대해 "정부가 소상공인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로 실질적인 금융 사각지대 해소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이번 제도 도입으로 금융 정보의 비대칭성과 신용 괴리의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치영 소공연 회장은 "시스템이 안착하기까지 시범 운영과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소상공인연합회는 SCB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최대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범 참여 은행들도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SCB를 통해 우수한 사업역량과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이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금융 혜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소상공인 전용 상품인 '하나더소호 신용대출' 심사에도 SCB 등급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면서 "또한 SCB 등급별 우대 혜택이 적용된 소상공인 맞춤형 신용대출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고 시범 운영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자체적인 SCB 모형을 개발해 지속적인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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