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BNK경남은행, 울산신용보증재단과 손잡고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총 5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고금리와 고물가, 내수 부진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당장 임대료와 인건비 조달조차 버거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가뭄 끝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특히 울산시가 대출 이자 일부를 대신 내주는 이차보전과 신용보증재단의 담보 보증이 결합돼 소상공인들이 2~3%대 저리로 긴급 자금을 융통할 수 있게 된 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조치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금융지원은 어디까지나 소상공인의 부도를 막아주는 '긴급 진통제'일 뿐, 파산 직전의 골목상권을 살려낼 '근본 치료제'가 될 수 없다. 대출은 결국 자영업자가 고스란히 갚아야 할 미래의 빚이다. 자금 수혈 이후에도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이번 500억원은 생명을 겨우 몇 달 연장하는 것에 그치고, 결국 연쇄 부도라는 부메랑이 돼 지역 경제 전체를 덮칠 위험이 크다.
이번 금융지원이 실질적인 자생력을 키우는 치료제로 기능하려면, 울산시는 자금 집행과 동시에 골목상권의 매출을 끌어올릴 촘촘한 '사후 근본 대책'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자극할 과감한 지역 내 소비 촉진책이다. 침체된 지역화폐 '울산페이'의 인센티브를 확대하거나, 소상공인 밀집 지역과 연계한 대규모 유통·관광 이벤트를 적극 기획해 시민들의 발길을 골목으로 이끌어야 한다.
체질 개선을 위한 맞춤형 경영 사후관리도 필수적이다. 온라인 판로 개척, 디지털 전환 교육, 상권 분석 등 1대1 맞춤형 컨설팅을 패키지로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대출 만기 도래 시 고부채 소상공인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분할 상환 기간 연장이나 저금리 대환대출 전환 등 리스크 관리 시나리오도 지금부터 정교하게 짜놓아야 한다.
지자체의 복지성 금융지원이 효과를 보려면 '돈을 빌려주는 기술'보다 '돈을 벌게 해주는 환경'을 조성하는 행정력이 더 중요하다. 울산시는 이번 500억원의 투입이 소상공인들을 빚의 늪으로 밀어 넣는 악순환이 되지 않도록, 소득 창출과 경영 혁신이라는 구조적 치료 전략을 동시에 가동해야만 한다.
울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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