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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세레브라스 IPO, 두 기술 억만장자 탄생시켜

펠드먼 CE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역사상 가장 큰 테크 IPO 중 하나이자 반도체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라며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순 없다"고 표현했다.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이후 AI 칩 제조업체들은...

세레브라스 IPO, 두 기술 억만장자 탄생시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불리는 인공지능(AI) 칩 제조사 세레브라스시스템스가 상장 첫날인 14일(현지시간) 공모가 대비 70% 가까이 급등하며 미국 뉴욕 나스닥 주식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세레브라스는 이날 공모가 185달러(약 27만7300원) 대비 68.15% 오른 311.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초가가 350달러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장중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950억달러에 이르렀다.

세레브라스는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3000만주 매각으로 총 55억5000만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2019년 우버의 IPO 이후 미국 기술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첫날 급등은 세레브라스의 초기 투자자들에게 큰 평가이익을 안겨주고 장기간 이어진 IPO 침체 속에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업계에 절실한 승리를 안겨줬다.

2016년 세레브라스의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를 공동 주도했던 벤치마크의 파트너이자 세레브라스 투자 책임자이며 현재 이사회 멤버인 에릭 비슈리아는 경제 전문 매체 CNBC에 "매우 큰 성과"라며 "1000억달러든 500억달러든 초기 단계 벤처 투자자로 기업이 상장하는 것 자체가 매우 드문 일이며 어떤 기업이든 어떤 가치로든 상장하는 것도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세레브라스의 대형 IPO로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를 넘보면서 기술 억만장자 클럽에 두 명의 새로운 멤버가 추가됐다.

앤드루 펠드먼 최고경영자(CEO·56·사진)와 공동 창업자인 기술 책임자 숀 리가 바로 그들이다.

그리고 이날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더 큰 부자가 됐다.

그는 세레브라스 주식 8만9373주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20만달러의 가치였다. 그 가치가 이제 몇 배로 불었다.

올트먼 CEO의 세레브레스 지분 가치는 약 3000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

올트먼 CEO는 챗GPT가 출시되기 훨씬 이전이자 AI 컴퓨팅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불기 전인 2017년 2월 처음 세레브라스 지분을 확보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 / 사진=AFP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의 연쇄적인 창업가이자 스탠퍼드대학 캠퍼스에서 성장한 펠드먼 CEO에게는 이미 세 기업을 매각하고 또 하나를 상장시킨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성과도 세레브라스 상장과는 비교할 수 없다.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펠드먼 CEO의 지분 가치는 32억달러다. 공동 창업자 리의 지분 가치는 16억달러에 이른다.

펠드먼 CE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역사상 가장 큰 테크 IPO 중 하나이자 반도체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라며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순 없다"고 표현했다.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이후 AI 칩 제조업체들은 가장 뜨거운 종목이 됐다. 그 중에서도 엔비디아가 독보적인 선두 주자로 자리잡았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공동 창업자인 젠슨 황 CEO는 1867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7위 부호가 됐다.

세레브라스는 웨이퍼 한 장을 AI 칩 한 장으로 만드는 웨이퍼규모엔진(WSE) 기술이 독보적인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이는 거대한 웨이퍼가 하나의 칩으로 이뤄진데다 메모리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D램 대신 속도가 빠른 S램을 장착한 게 특징이다.

따라서 AI 모델이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추론’ 연산 속도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더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레브라스는 지금까지 AI 발전의 중추 역할을 담당해온 기존 칩들보다 성능이 더 빠른 거대한 칩 개발로 엔비디아 같은 기존 강자들과 차별화하려 애쓰고 있다.

그동안 칩 제조업체들은 기술적 제약 때문에 칩의 크기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다. 칩이 물리적으로 커질수록 이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탓에 칩 자체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펠드먼 CEO는 인터뷰에서 "현재 빠른 추론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며 "AI가 유용해질수록 누구나 빠른 속도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14일(현지시간) 세레브라스의 앤드루 펠드먼 최고경영자가 미국 뉴욕 나스닥 주식시장의 개장 벨을 울리고 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스탠퍼드대학 교수 부부의 아들인 펠드먼은 원래 학계 진출을 고려했으나 경영대학원으로 틀었다.

당시 룸메이트들이 하드웨어 네트워킹 업체의 재무 계획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펠드먼은 최초의 비(非)엔지니어 직원으로 합류했다.

그리고 1년 반 뒤 27세였던 그는 해당 업체가 2억8000만달러에 매각되는 것을 경험했다.

펠드먼의 다음 회사인 리버스톤네트웍스는 합병 법인에서 떨어져 나와 네트워킹 전성기였던 2000년 상장됐다.

펠드먼은 리버스톤에서 마케팅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회계 통제 위반 혐의로 2007년 12월 연방 중범죄 한 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그는 3년의 집행유예와 5000달러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그 무렵 펠드먼은 이미 데이터센터용 서버 설계를 다루는 기업 시마이크로로 옮긴 상태였다.

시마이크로는 2012년 3억3400만달러에 반도체 기업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로 넘어갔다.

펠드먼은 AMD에서 몇 년간 근무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시마이크로 동료 4명과 함께 다음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세레브라스가 출범한 것은 벤처 투자사 파운데이션캐피털의 사무실에서다. 파운데이션캐피털은 지금도 세레브라스 지분 7%를 보유하고 있다.

바비큐 애호가인 펠드먼은 창업 초기 사무실 뒤편에서 훈제 바비규를 만들곤 했다. 세레브라스가 성장한 뒤에도 이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직원 파티에서 펠드먼 CEO는 수백파운드의 갈비와 치킨을 직접 훈제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레브라스의 초기 제품 가운데 일부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다 챗GPT 출시 이후 AI 칩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오픈AI는 장기 파트너십 아래 오는 2028년까지 750메가와트 이상의 컴퓨팅 파워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약 200억달러 규모로 평가된다.

지난 2월에는 세레브라스 칩을 기반으로 한 첫 모델이 선보였다.

아마존은 지난 3월 자사의 AWS 데이터센터에 올해 말부터 세레브라스 칩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세레브라스 매출 가운데 상당 부분이 아랍에미리트(UAE) 고객들로부터 비롯됐다.

펠드먼 CEO는 세레브라스 지분 4.6%를 보유한 최대 개인 주주다. 공동 창업자 리는 2.5%를 갖고 있다.

지난 2월 세레브라스 이사회는 두 공동 창업자에 대한 새로운 ‘문샷’ 패키지를 승인했다.

세레브라스가 시가총액 목표치를 점진적으로 달성할 경우 세 단계에 걸쳐 제한 주식이 지급되는 구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레브라스가 최종 목표인 시가총액 2500억달러를 달성할 경우 펠드먼 CEO가 받게 될 주식 가치는 60억달러 이상이다.

리의 경우 36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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